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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독립운동가 스코필드 박사의 '3.1 운동 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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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독립운동가 스코필드 박사의 '3.1 운동 일기'

별뜨락 2023. 4. 9. 11:27

아래 글은 김영숙 작가의 '3.1운동 일기'의 초등학생 독후감 작품입니다.

 

 

 

 

 

 

 

 

 

내 마음속에 들어간, ‘꺼지지 않는 불꽃

-‘31 운동 일기를 읽고-

 

 

얼마 전, 학교 수업 시간에 일제의 침략에 맞선 우리 조상들의 활동을 배웠다. 그때 나는 광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던 분들의 모습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그 당시 일어났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 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100년 전 일들을 직접 겪었던 누군가가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오랫동안 생각을 하다가,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거기에서 ‘3.1 운동 일기를 발견했다. 그 책은 스코필드라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3.1 운동에 대한 것이었다.

‘3.1 운동을 이 땅에서 몸소 겪은 외국인이라니!’

나는 3.1 운동의 중요한 순간들을 직접 겪었던 외국인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책 속에는 지금까지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숨어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책장을 빠르게 넘기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온 스코필드는, 세브란스 의학 전문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의학자였다. 우리 땅에 살면서 고통스러운 식민지 실상을 알게 되었던 스코필드. 그는 점차 한국인들이 식민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스코필드가 진료를 보던 병원에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수십 명의 일본 형사가 들이닥쳐 병원을 모조리 뒤지고 병원이 순식간에 혼란에 빠진 것이다. 알고 보니 일본 형사들이 3.1운동을 벌이려던 학생들과 그 학생들이 준비해놓은 독립 선언서를 찾고 있었다. 스코필드는 병원을 마구 헤집고 다니던 일본 형사들을 쫓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일본 형사들은 그 누구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생들을 결박해 끌고 나갔다. 게다가 독립 선언서를 찍어내던 등사기까지 지하실에서 찾아내 압수해 가고 말았다.

나는 잠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만약 내가 3.1 운동을 준비하던 학생 중 하나였다면 어땠을까? 폭력적인 일본 형사들 앞에서 3.1 운동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나는 겁을 먹고 쏜살같이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렇게 힘든 중에도 3.1 운동 준비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조국을 위하는 순수한 열정만으로 모든 것을 바쳐, 독립 선언서를 지켜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한밤중에 스코필드를 몰래 찾아가 부탁까지 했다. 3.1 운동에서 낭독될 독립 선언서가 미국에 전해지도록 해달라는 간절한 부탁이었다.

나는 3.1 운동 준비를 했던 그들의 마음 앞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스코필드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아마 스코필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용기를 낸 학생들에게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독립을 염원하는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31일이 되었다. 탑골 공원에 몰려든 엄청난 인파들이 만세 시위를 벌었다. 공원 밖으로 빠져나온 학생들은 독립 선언서를 뿌리며 행진했다. 스코필드는 끝도 없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우렁차게 만세를 부르는 장면을 보았다고 했다. 그때 그는 감격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감격의 장면들을 담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헌병과 기마 경찰대가 시위대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헌병과 기마 경찰대는 시위대를 진압하려고 무자비하게 칼을 휘둘렀다고 했다.

, 어떻게 이럴 수가!’

그 순간 나는 책 장을 더 넘기지 못하고, 그대로 눈을 질끔 감았다. 너무나 끔찍한 아수라장이 바로 내 앞에 펼쳐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눈을 꾹 감아버린 나와는 달리, 스코필드는 오히려 자신의 눈을 똑바로 떴다. 그리고서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만세 행렬의 감동을 직접 느꼈다. 또 일제의 폭력 앞에서도 화산 터지듯 터져 나오는 만세 소리를 직접 들었다. 그러면서 스코필드는 몸소 겪은 감동적이고 놀라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냈다.

그 뒤로 스코필드는 자신의 사진과 글을 엮어 꺼지지 않는 불꽃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그 책을 세상에 알렸다. ‘꺼지지 않는 불꽃은 누구의 힘으로도 끌 수 없는, 끈질긴 열정으로 독립운동을 했던 한국인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책을 읽는 동안 계속해서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만나고 있었다. 100여 년 전 일어났던 일들을 스코필드에게 생생하게 전해 들으면서 말이다. 일제가 아무리 꺼뜨리려고 해도, 나라를 되찾으려는 마음으로 꺼지지 않았던 우리 조상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놀람, 슬픔, 자랑스러움 등 여러 가지 감정을 한꺼번에 느꼈다.

또 무엇보다도 힘든 상황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준 분들이 너무 고마웠다. 3.1 운동을 준비했고, 만세 시위를 했으며, 시위로 감옥에 갇혔던 모든 분들……. 그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아직까지도 우리는 고통스러운 식민지 시절을 보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내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불꽃이 들어와 있는 게 느껴졌다. 그 불꽃은 지금 내 마음속에서도 빛나고 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젠 네 스스로가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는 거야. 그러려면 그분들이 만들어낸 역사를 제대로 배워야 해. 더 나아가 그분들이 만들어낸 고마운 역사를 알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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