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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릴륨, 맹독성 발암물질. 과연 베리륨동은 안전할까?

별뜨락 2019. 2. 5. 10:24

베릴륨은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원소입니다. 하지만 달콤한 베릴륨의 유혹에 넘어가서, 베릴륨을 먹으려 했다가는 정말 큰일 납니다. 베릴륨은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될 정도로 독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달콤하지만 우리의 건강에 치명적인 베릴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자번호 4 Be

원자번호 4번인, 베릴륨은 1798년 프랑스의 보클랭이 녹주석에서 발견한 원소입니다. 녹주석은 에메랄드와 아쿠아마린의 원료가 되는 물질입니다. 신비로운 녹색 에메랄드와 바다를 닮은 아쿠아마린이 만들어지는 녹주석은 무색에 가깝습니다.

베릴륨을 처음 발견한 보클랭은 베릴륨에서 달콤한 맛이 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달콤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glucus’와 녹주석의 ‘beryl’을 따서 베릴륨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달콤한 베릴륨은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릴륨 분말을 흡입하게 되면 폐에 염증이 생겨 호흡을 할 수 없게 되며, 심한 경우에는 죽음에 이릅니다. 또한 각종 암의 원인이 되는 등 발암성이 강한 맹독성 물질이기도 합니다. 베릴륨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석면보다도 독성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베릴륨 제품을 만들 때에는 각종 시설 및 설비, 방호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베릴륨의 특성


무색에 가까운 녹주석은 베릴륨 금속이 되었을 땐 은백색의 금속이 됩니다. 그런데 베릴륨은 자연 상태에서 원소 상태가 아닌 화합물 상태로 존재합니다. 특히 공기 중에서 산화된 형태인 산화 베릴륨(BeO)은 물, 약산 등과 만났을 때 내구성이 매우 높습니다.

매우 가벼운 물질인 베릴륨은 강도가 높고, 열전도율이 높으며, 방진 특성을 갖는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한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베릴륨은 군사, 우주 항공 등의 일부 분야에서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 등의 미러 및 우주 구조물, 시험용 원자로의 반사재, 감속재, 군용 제트기, 비간섭성 산란 레이더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독성이 강해서 특수 환경에서만 사용되도록 한정되어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베릴륨 금속을 자르거나 연마할 때 생기는 먼지는 매우 위험한 물질입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사람이 직접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은 가급적 차단해야 하고, 그런 건강상의 이유 때문에 베릴륨의 사용처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베릴륨동(베릴륨 구리)

베릴륨 동은 베릴륨과 구리를 섞은 합금입니다.

베릴륨동은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베릴륨동의 기계적 강도는 모든 구리 합금 재료 중에서 가장 높으며 청동보다 우수한 열전도성을 지닙니다. 그래서 석유와 가스 장비 부품, 자동차 및 가전용 스프링 및 커넥터, 통신 인프라 등에 사용됩니다. 특히 베릴륨동은 오늘날 전자 제품의 소형화에 적합한 재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릴륨동을 제조하는 과정은 매우 위험합니다. 베릴륨동을 제조할 때 생성되는 가스가 매우 유해합니다.

 

그렇다면 베릴륨동 제품도 유해한가요?

베릴륨은 고온이 가해져 기체가 되거나 작업 상태에서 미세한 분말에 노출되면 위험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공이 끝난 뒤 고체 형태가 되면 발암의 위험이 없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베릴륨과 베릴륨동은 분말 형태로 다루거나, 높은 온도를 가하는 작업 현장에서는 매우 위험합니다. 그렇지만 가공이 끝난 고체의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성과 상관이 없게 됩니다.

 

베릴륨, 아쿠아마린, 박완서의 소설

녹주석(베릴륨의 원료)으로부터 얻어진 에메랄드나 아쿠아마린 같은 보석은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쿠아마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보니, 문득 소설가 박완서의 마른 꽃의 일부분이 생각나서 소개합니다.

 

반지 낀 손이었다. 백금 반지에 박힌 깊은 청남색 돌이 아쿠아마린이라는 걸 단박 알아보았다. (중략) 아쿠아마린에 관해 얻어들은 이야기는 그러나 그런 흥미진진한 전설하곤 좀 달랐다. 깊은 바다 빛깔이 나는 게 양질의 아쿠아마린이지만, 그런 건 아주 드물다면서 드문 까닭을 이렇게 말했다. 극진히 사랑하던 애인을 바다에서 잃은 청년이 있었다나. 그가 남은 생애 동안 돈을 버는 대로 오로지 뛰어난 아쿠아마린만 사모은 게 늙어 죽을 때는 드디어 커다란 마대자루 하나 가득하더라는 것이었다. 깊은 바다에 애인을 빼앗긴 청년이 따라 죽는 대신 바다 빛깔 결정체에다 자신의 혼을 수없이 던진 이야기를 친구는 왠지 심드렁하고 간략하게 말했다. (중략)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다시 본 그 돌의 청남빛은 면도날처럼 예리하고 차갑게 가슴살을 저미면서 내 안으로 들어오는 듯하여 오싹 소름이 돋았다.”

 

제가 직접 아쿠아마린을 본 적은 없지만, 박완서의 소설을 통해 아쿠아마린의 빛깔이 어떤 느낌인지 짐작을 해봅니다. 베릴륨의 원료인 돌로부터 만들어진 아쿠아마린의 색깔이 왠지 신비롭게만 느껴집니다.

 

아무튼 이번 포스팅에서는 달콤하지만 맹독성 물질인 베릴륨에서부터 베릴륨을 활용한 물건, 베릴륨동, 그리고 박완서의 소설에 이르기까지 많은 걸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그만큼 베릴륨과 연관된 것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 물건들을 볼 때마다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베릴륨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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