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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여자들'을 읽고

별뜨락 2021. 11. 4. 21:42
아래 글은 '과학하는 여자들'에 대한 학생 독후감 작품 일부입니다. (모 대회 수상작)
도서와 독후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원작자의 허락을 어렵게 구하고 올려놓습니다. 

 

 

과학 하는 여자들은 우리나라의 위대한 여성 과학자 5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생명공학자 김빛내리, 수학자 최영주, 화학공학자 박문정, 미생물학자 이홍금, 법과학자 정희선이 어떻게 해서 과학자가 되었고,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는지 소개하고 있다.

과학 하는 여자들에서 첫 번째로 소개된 과학자는 김빛내리 교수이다. 김빛내리 교수는 고등학교 시절 과학사를 읽고 감명을 받아 과학의 길로 들어섰다. 대학을 졸업한 후 영국 유학을 갔던 김빛내리 교수. 그곳에서 영어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누구보다 열심히 실험했다는 걸 알았을 때는 김빛내리 교수의 땀과 눈물이 책장에 고여있는 듯했다. 하지만 이토록 끊임없이 노력을 했던 김빛내리 교수에서 큰 시련이 찾아왔다. 그건 귀국 후 결혼을 한 그녀가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능력이 뛰어난 과학자가 어떻게 일자리를 못 구할 수가 있지?’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당시 여성들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정규직을 갖는 게 힘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김빛내리 교수는 자신의 꿈을 끝내 내려놓지 않았다. 자신의 꿈을 가로막는 커다란 벽 앞에서 더 많은 힘과 용기를 가슴에 담았던 것이다. 김빛내리 교수는 공부를 더 하고, 가족의 이해와 도움으로 육아와 가사를 해냈으며, 위암을 극복해냈다. 그렇게 해서 miRNA를 연구한 그녀는 miRNA를 통한 유전자 조절 연구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

과학하는 여자들의 두 번째 과학자는 최영주 교수이다. 최영주 교수는 고민 많던 중학교 시절, 수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수학의 매력에 빠져서 수학을 전공했다. 미국에 건너가서는 박사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다가 우리나라 포항공대로 오게 된 최영주 교수. 그녀는 정수론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과 보안의 융합연구에 집중했으며, 암호론 강좌를 여는 등 수학계의 암호 이론 연계 가능성을 알렸다. 나는 수학에 대한 열정으로 커다란 결실을 이루어낸 최영주 교수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런 최영주 교수도 가사와 육아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알았다. 우주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에는 막힘이 없었지만, 정작 가정의 문제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던 최영주 교수가 안쓰러워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영주 교수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할 때 사용한 핵심 이론이 정보통신에서 발생하는 오류 정정 부호를 이해하고 그 구성을 분석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이론적 틀을 마련했다.

과학 하는 여자들의 세 번째 과학자는 정희선 원장이다. 고등학교 시절 화학에 푹 빠졌던 정희선 원장은 대학교에서 약학을 전공한 뒤, 국과수에 입사했다. 자신이 공부한 학문으로 범죄 해결에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정희선 원장. 하지만 현실은 그녀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그녀가 하는 일이라곤 고작 커피를 타거나 비커를 닦는 등 단순한 보조 업무였던 것이다.

약학을 전공한 정희선 원장이 왜 다른 사람의 커피 타주는 일을 해야 했을까?’ 나는 남자 상사뿐만이 아니라 남자 후배들에게도 커피를 타줘야 했던 직장 문화를 알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정희선 원장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속의 용기를 잃지 않고, 상사를 찾아가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굳센 마음이 발판이 되었던 것일까? 온갖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 끝에 정희선 원장은 국과수에서 가짜 꿀 분석법 확립, 참기름 판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마약을 검사하는 여러 가지 기술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과학 하는 여자들의 네 번째 과학자는 이홍금 박사이다. 이홍금 박사는 대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가 뒤늦게 미생물학에 재미를 붙였다. 세상 그 어디에서도 살 수 있는 미생물에 매력을 강하게 느끼며 대학원까지 진학을 했던 이홍금 박사. 그녀는 집안이 어려운데도 꿈을 위해 노력하다가 독일에서 황산화 세균과 주변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연구했고, 귀국 후에는 한국해양연구원에서 새로운 미생물과 물질을 찾았다. 쉰 살이 되었을 땐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미생물 연구를 시작했고, 이후 극지연구소 소장이 되었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새로운 세계를 탐험해온 이홍금 박사의 인생에 존경심이 들었다.

하지만 남극까지 나아갔던 이홍금 박사에게도 육아의 세계는 다가설 수 없는 오지였다. 일을 하면서도 아픈 아이를 밤새 간호하다가 심근경색까지 겪어야만 했던 이홍금 박사. 이런 이홍금 박사를 보면서, 여성 과학자들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데에 난관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과학 하는 여자들의 다섯 번째 과학자는 박문정 교수이다. 박문정 교수는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서, 대학 시절 동안 시간을 쪼개가며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런 중에도 그녀는 갈 곳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활동까지 했다. 따뜻한 마음을 어린아이들에게 나누던 박문정 교수는 선천성 사지절단증의 구원이를 보며 인공근육을 연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박문정 교수는 이공계의 남아선호 사상으로 여러 가지 고충을 겪었다. 이공계에서는 더 우수한 실적을 쌓은 여성 박사보다 남자 박사를 더욱 선호하는 풍토가 있다고 한다. 박문정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여성 박사가 본인의 전공분야에서 살아남으려면 굳건한 의지와 신념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박문정 교수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과학자가 되려는 여성은, 사회적 편견과 맞설 수 있는 마음의 인공근육을 키워야하는 건 아닐까?’

 

대한민국의 위대한 과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인생을 통해 꿈을 이루어나간 모습을 보여준 과학 하는 여자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다섯 과학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miRNA, 정수론, 과학수사, 미생물, 인공근육의 세계를 엿보았다. 이와 같은 내용은 전문적인 분야여서 딱딱할 것 같지만, 사실 이 책에서는 이런 내용들까지도 재미있게 풀어내었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과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안내해 주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 책은 대한민국의 다섯 과학자들이 여성이라서 맞닥뜨렸던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그래서 나는 잠시나마 여성 과학자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여성 과학자라는 이유로 고군분투해야 했던 그녀들의 삶. 나는 이 책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여성 과학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성 과학자들은 남성 과학자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의지를 갖고 노력을 기울여야만 과학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현실에 마음이 묵직하기도 했다.

한때 나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내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건 나의 오만함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이 여성 과학자들의 어려움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주변의 시선, 여성에게 가중되었던 육아와 가사 등. 여성 과학자들은 그 두터운 벽을 온몸으로 깨어가며 자신의 과학적 업적을 만들어나갔던 것이다.

이제는 여성들이 과학을 공부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여성들이 과학 분야에 자연스럽게 진출하고, 성장하도록 힘써야 한다. 그건 남성이냐, 여성이냐를 떠나 인류의 과학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과학을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더욱 많은 여성들이 과학자를 꿈꾸기를 응원한다. 또한 그녀들이 멋진 과학적 성과를 이루어내도록 돕는데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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