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네 집

공동경비구역 시나리오 - 시험에 잘 나오는 주요 씬 모음 본문

이카네 공부법

공동경비구역 시나리오 - 시험에 잘 나오는 주요 씬 모음

별뜨락 2022. 10. 4. 19:58

2023학년도 수능완성 수록 작품인 '공동경비구역'을 공부하시는 분들을 위해,

시험에 잘 나오는 씬 위주로 작품을 엮어 보았습니다.

아래 자료가 수능 준비를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래요. 

 

 

 

 

 

 

S# 56. 회담장 근처

 

거울처럼 마주 보고 있는 수혁과 경필, 가볍게 눈짓을 한다. 말없이 미소를 짓는 수혁.
 
경필 : ……야야, 너 그림자 넘어왔어 조심하라오.
 
수혁, 내려다보면 자기 그림자가 군사 분계선 넘어 북측에까지 드리워졌다. 쓴웃음 짓는 수혁.

 

 

 

S# 57. 비무장 지대

 

길게 자란 풀숲 사이를 걸어가는 남한군 10. 총구를 앞으로 한 채 일렬로 간다.
풀숲 저편에서 바스락 소리가 난다. 맨 앞에 있던 황 중사, 대원들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한다.
 
: (풀숲 저편을 향해 큰 소리로 암구호.) 독수리! (반응이 없자 다시) ……독수리!
소리 : (풀숲 저편에서, 심드렁하게) ……젠장, 독수리 똥이다.
 
황중사, 신호를 하면 대원들 천천히 풀숲 옆으로 움직인다. 풀숲 저쪽에서는 마찬가지로 인민군 10여 명이 일렬로 모습을 드러낸다. 황 중사가 총구를 앞으로 한 채 앞으로 걸어가고, 인민군에서도 한 명이 총구를 앞으로 한 채 걸어 나온다. 경필이다. 반가움과 놀라움이 교차하는 수혁의 표정. 나머지 남한군과 인민군은 저만치 뒤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다. 황중사와 경필, 서로 담배를 주고받는다. 갈매기 담배를 피우는 황 중사, 디스를 피우는 경필. 경필, 그제서야 수혁을 발견하고 살짝 미소를 보낸다. 당황해서 외면하는 수혁. 황 중사와 경필, 담배 한 대를 다 피울 때까지 서로를 응시하지만, 말은 주고받지 않는다. 꽁초를 버린 후, 총구는 상대방에게 향하고 등을 보이지 않은 채 각각 대열로 돌아온다. 다시 풀숲 사이로 사라지는 남한군과 인민군 수색대 대열. 경필의 뒷모습을 자꾸 돌아보는 수혁.

 

 

 

 

S# 58. 남측 초소

 

 
성식과 수혁이 보초를 선다. 성식, 수혁을 힐끗 보면, 편지를 쓰면서 왼손으로는 집는 게 손가락에 권총을 걸어 빙빙 돌린다.
 
성식 : (호기심에 찬 얼굴로) 수정이한테 써요?
수혁 : (건성으로) 으……응.
   

 

 

 

 

S# 59. 남측 초소 근처

 

수혁, 군사 분계선 쪽으로 슬금슬금 걸어간다. 돌멩이에 묶은 쪽지를 북측 초소를 향해 던진다.
 
수혁 : (소리) 난 스물여섯 살이에요. 조금 늦게 입대한 편이죠. 대학에 두 번이나 떨어졌거든요……. 우리 집안은 전주 이씨 금성 대군의 후손이에요.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수양 대군에게 대항하다가 사약 받고 죽은 비운의 왕자죠. 비록 가난하지만, 의로운 조상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자랐습니다.
 
북쪽에서 날아온 돌멩이. 역시 쪽지가 매달려 있다. 수혁, 쪽지를 펴 본다.
 
경필 : (소리) 솔직히 니 편지 받고 맘이 설레서 한 숨 못 잤다…… 내 고향은 신의주야. 경의선이 출발하는 곳이지. 좀 춥지만 좋은 곳이야. 사람들두 순박하고…….

디스 한 갑을 같이 매달아 던지는 수혁. 비오는 날, 북쪽에서 날아온 돌멩이가 초소를 넘어가 버려서 그걸 찾느라 비를 쫄딱 맞고 있는 수혁. 편지를 발견하고 반가워하는 수혁.

 

 

<중략>

 

 

S# . 북측 초소

 

수혁의 시선. 초소 내부를 한 바퀴 둘러본다.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 액자가 걸린 벽. ‘혁명의 총 폭탄이 되자!’, ‘조선 인민의 철천지 원쑤 미제 침략자들을 타도하라!’ 따위의 각종 구호가 적인 종이들도 붙어 있다. 자신이 북한 땅에 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구경하는 수혁. 우진, 바닥에 교묘하게 위장된 은닉 장소 뚜껑을 열고 북한 술과 과자를 꺼내온다.
 
경필 : 진급 축하한다. 내 덕에 살아서 병장 계급장도 달아 보는 거 아냐?
수혁 : 지뢰 밟아 죽으면 하사 제대예요. (웃으며) 사실 그 때 내가 독한 맘 먹고 발만 뗐어 봐요.
생명의 은인은 나지.
경필 : 쌔ㅡ끼, 허세 부리고 있어. 야야, 너 같은 겁쟁이들 땜에 남한 군대가 전투력이 약하다는
소릴 듣는 거야.
수혁 : (발끈하며) 난 총은 좀 빨리 뽑을 줄 알아요.
경필 : (웃으며) X부리 물총! 야아, 오줌이나 싸지 마라!
 
수혁, 순간 전광석화처럼 허리춤의 권총을 빼어 든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경필과 우진.
 
우진 : (놀라) , 왜 그래.
경필 : (덤덤한 표정으로) 알았어. 그래, 되게 빠루구나야. 근데 너……
(천천히 여유 있게 자기 권총을 뽑아 마주 겨누며)…… 사람 쏴 봤어?
수혁 : (씨익 웃으며 권총을 내리며) 아뇨.
경필 : (그대로 겨눈 채 정색을 하고) 난 많이 해 봤어.
 
이번엔 수혁이 당황한다.
 
수혁 :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알았어요, 그만 해요.
 
경필, 빙긋 웃으며 총을 거둔다.
 
우진 : 우리 상등병님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아요? 아프리카구 아랍이구 죄 다니면서 군사 교관 노릇만 십 년이에요. 십 년! 한 마디로 귀신이라구요.
경필 : (떠벌이는 우진의 뒤통수를 탁 치고) ……실전에서 뽑는 속도나 명중률 같은건 중요하지 않아. 전투 기술? 그런 건 없어. 얼마나 침착하냐, 얼마나 빨리 판단하고 대담하게 행동하느냐…… 그게 다야.
수혁 : 그렇게 훌륭하신 분이 왜 그 나이에 여기서 보초 서구 계십니까? 침착하게…….
경필 : (민망하다는 듯이) 난 적 앞에선 침착한데…… 우리 편 앞에선 잘 안 되더라. 특무대 교관으로 있을 때 사회 안전원 한 놈 팔을 꺾어 버렸거든. 하필 그놈이 당 간부 조카더라구. <후략>

 

 

 

S# 60. 돌아오지 않는 다리()

 

걷는 두 사람의 네 발을 길게 따르는 카메라. 군사 분계선에 도착하면 그중 발 하나가 벽돌 너머를 디디려다 허공에서 잠시 머뭇거리더니, 홱 돌려 도로 남쪽으로 돌아온다.
 
성식 : (속삭이는 목소리) ...... 안 가면 안 될까요?
수혁 : (자못 진지한 목소리) ? , 넌 지금 분단의 반세기를...... ......
오욕과 고통의 세월을 뛰어넘어...... ...... 통일의 물꼬를 트러 가는 거야, 인마.
성식 : (목소리) ...... 나중에...... 트면 안 될까요?
 
고개를 푹 떨구는 성식. 고개 숙인 채 곁눈질로 분계선을 내려다본다. 분계선과 이미 넘어가 있는 수혁의 다리가 보인다. 조심스럽게 한 다리를 움직이는 성식. 분계선 너머로 내려오는 성식의 군화 발바닥 클로즈업에서 프리즈 프레임. 잠시 후에 경필과 우진이 수혁과 성식을 반갑게 맞는다.
 
경필 : (손을 내밀며) 얘기 많이 들었시요. 나 오경필이야요.
 
반응이 없어 어색해지는 경필. 머뭇거리는 성식, 불안한 듯 손은 권총 손잡이에 가 있다.
 
수혁 : , 남성식!
 
수혁이 눈치를 주자 손을 떼는 성식. 경필을 향해 멋쩍게 웃어 보이는 수혁. 마주 보며 억지로 웃으려고 노력하는 경필과 우진. 식은땀을 흘리는 성식. 성식의 손 클로즈업. 주저하다가 드디어 권총을 포기하고 앞으로 뻗어 나간다. 성식의 손을 굳게 쥐고 흔드는 경필, 갑자기 성식을 확 끌어당긴다. 끌려와서 팍 안기는 성식의 놀란 얼굴.
 
경필 : 따뜻하구만. (다른 시나리오-반갑다)
포옹을 풀면서 성식의 어깨를 잡고 밀어내는 경필. 밀려나는 성식, 무릎이 풀리면서 풀썩 주저앉는다.
 
 

 

 

 

S# 62. 벙커()

 

경필이 권총 손잡이로 호두를 깨는 중이다. 옆에서는 우진이 총알 다섯 개로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 우진 국군은 비키라 이거야, ! 떨어지는 총알 다섯 개를 받아 내는 우진의 손. 총알들이 흔들흔들한다.
 
수혁 : 에이.
 
총알을 떨어뜨리는 우진.
 
수혁 : 아자, 아자, 아자, 아자, 아자!
우진 : (총알들을 팽개치며 성식에게) 에유 씨, 그냥 돌 가지고 하자니까!
성식 : (총알을 거두며) ! 이게 뭐가 어렵다고 그래?
 
성식, 총알들을 바닥에 뿌린다. 그중 하나가 똑바로 선다.
 
수혁 : (목소리) 우아, 섰어, 섰어!
 
능숙하게 공기놀이를 하는 성식의 손. 카메라 앞에서 총알들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운데, 입을 딱 벌리고 구경하는 경필과 우진. 바닥의 총알 세 개를 쓸어 쥔 다음 떨어지는 총알을 받아 내고, 다시 총알들을 던져 눈부신 손놀림으로 총알을 받아 내는 성식의 손.
 
수혁 : (으쓱하며) , !
 
우진은 경필을 흘낏 보더니 손목을 걷어 수혁에게 내민다. 잠시 후 씩 웃으며 가족사진을 보여 주는 우진.
 
우진 :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집에 사내라고는 나밖에 없시오.
 
경필 손에 들린 수정의 사진 클로즈업.
경필 : (목소리) , 곱다! 진짜 니 애인 맞니?
우진 : (고개를 들어 성식에게) 형은 누구 없시요? (당황한 성식이 머뭇거리자, 떼쓰듯) 에이,
보여 달라요.
 
성식, 하는 수 없이 지갑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준다. 수정의 사진을 볼 때처럼 머리를 한데 모으고 들여다보는 세 병사. 성식, 멋쩍은 듯 비실비실 빠져나간다.
 
우진, 경필 : (입을 딱 벌리고) 우와아!
 
경필의 손에 들린 여자 배우의 사진 클로즈업. 일제히 고개를 돌리는 경필과 우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일제히 성식을 돌아본다. 멋쩍게 웃는 성식. 성식에게 다가오는 수혁.
 
우진 : 수혁이 형 애인보다 한 열 배는 곱구만요.
경필 : , 일루 줘 봐.

 

 

 

S# 70. 북측 초소()

 


북측 초소 내부. 둥글게 모여 앉은 네 병사. 카세트의 시작 버튼을 누르고 의자로 와서 앉는 수혁. 노래 <이등병의 편지>가 흐른다.

 
수혁 : (목소리) 그런데 형, 저번에 정말로 밀고 내려오려고 그랬던 거야?
경필 : 거저 낸들 알갔니? , 미국 애들이 폭격을 한다는데 우리도 앉아서 당할 순 없지 않겠어?
성식 : 그러니까 핵무기니 미사일 그런 거 안 만들면 되잖아요.
경필 : (버럭 소리 지르며) , 그걸 내가 만드네?
성식 : (덩달아 언성을 높이며) 왜 화를 내고 그래요?
우진 : 전쟁 얘기 좀 그만들 하라요.
경필 : (차분해지며) 거저 부모님께 편지나 한 통씩 쓰라우. 수정이한테도 쓰고.
수혁 : 정말로 전쟁 나면 (경필과 우진을 보며) 우리도...... 서로 쏴야 돼?
 
초코 빵을 먹던 우진, 딱 얼어붙는다. 잠시 아무도 말이 없다. 성식의 얼굴, 경필의 얼굴, 수혁의 얼굴.
 
우진 :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고저 우리 그 증명서 같은 걸 서로 써 주면 어떨까요?
위의 남성식 동지는 공화국을 위하여 근무한 자임을 증명함. 조선 인민군 중사 오경필, 전사 정우진.’
, 뭐 이런 식으로요.
성식 : (목소리) 그래, 좋은 생각 같다, 그거.......
우진 : (목소리) 그렇지요?
경필 : 놀고 엎드려 자빠져 있구만....... 미국 애들이 워 게임인지 뭔지 하면 여기 경비병 생존율
빵으로 나와, ! 전쟁 개시 삼 분 내에 북남 모두 전멸! 쑥대밭이 된다는 거야. 이래도 모르겠어?
우진 : (목소리) , 그렇구나.
경필 : (잠자코 노래를 듣다가) , 오마니 생각 나누만! 그런데 광석인 왜 그렇게 일찍 죽었대니?
, ! 광석일 위해서 딱 한 잔만 하자우!
 
잔을 내미는 경필. 네 병사, 한 번에 들이켜고 일제히 내려놓는다. 잠시 후, 종이 쪼가리에 글씨를 쓰는 수혁. 위에는 성식의 주소가 벌써 적혀 있다. 자기 주소를 다 적고 귀퉁이에 평화를 상징하는 기호를 그려 넣은 후 경필의 손에 들린 쪽지와 맞바꾼다. 침묵이 흐르는 초소. 잠시 후, 작은 카메라를 든 성식이 앵글을 잡는다. 벽 앞에 나란히 선 수혁, 경필, 우진의 모습, 파인더로 보인다.
성식 : (목소리) , 구도 안 나오네.
 
카메라를 든 성식, 병사들 머리 위에 붙은 김일성 부자의 사진을 발견하고 심란한 표정을 짓는다.
 
수혁 : (포즈를 잡은 채) 아유, ?
성식 : ? , 아닙니다.
 
성식,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는다. 파인더 화면 경필과 우진이 수혁 좌우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로 앵글로 바뀌면서 액자가 병사들 머리에 가려 안 보이게 된다. 비로소 만족하는 성식.
 
성식 : (목소리) 아이, 좀 붙어 봐요. , 좋습니다.

 

 

 

 

S# 71. 돌아오지 않는 다리()

 

 
셔터 소리와 함께 북쪽 초소 문의 작은 창으로 플래시 빛이 번쩍인다. 화면 좌측, 남으로 난 창은 어둡지만, 북으로 난 창 앞은 환해진다.

 

 

 

 

S#75. 북측 초소()

 

다리 난간에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 멀리 보이는 북 초소. 커튼을 젖혀 들고 창 밖을 내다보는 우진. 멀리 밤새 한 마리 날아간다.
 
우진 : (영탄조로) 새들은 저렇게 자유로이 남북을 넘나드는데?
수혁 : (토하는 시늉)우웩!
경필 : 어이구, 인물 났네.. 시 쓰냐?
수혁 : 예술가 아니유, 예술가.. 냅둬요.
성식 : (돌아서는 우진의 워커를 보고는) , 자식. 그렇게 가르쳐줬는데, 또 이렇게 맸네. 이리 내 봐.
우진 : , 형 오면 또 매달라고 한다면서 깜박했네.
성식 : (우진에게 가서 무릎을 꿇고 워커 끈을 풀어서 다시 매주며) 얌마, 군인이 한 번 가르쳐 주면 제대로
해야지. 언제까지 내가 매 줄 순 (씁쓸해지며) 없잖아. (워커 끈을 매주는 안타까운 표정. 일어서며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 (봉투에 싼 물건을 꺼내 들고 한 손으로 우진의 어깨를 짚으며
짐짓 느끼한 톤으로) 생일 축하해.
 
또 한 번 우웨! 하는 수혁, 너무 그러지 말라는 듯 옆에서 툭 치는 경필. 포장을 끄른 우진. 일제 수채화 물감 한 통과 붓 몇 자루를 내려다본다.
<중략>
우진 : (진정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나도, 형들 줄려고 준비한 게 있어요.
수혁 : 뭔데?
 
말없이 성식이 앉았던 자리로 와 앉는 우진. 모두들 궁금해하며 주목한다. 잠시 침묵. 주머니를 뒤지며 시간을 끄는 우진, 찾는 물건이 없다는 듯 어깨를 갸우뚱한다. 몸을 한쪽으로 기울이더니, 큰 소리로 방귀를 뀌는 우진. 일동, 좌절하며 고개를 푹 숙인다. 낄낄대는 우진, 일어서서 테이블로 간다. 서랍을 열고 서류철을 꺼내 뭔가를 찾는 우진. 경필, 무표정한 얼굴에서 갑자기 오만상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린다.
 
경필 : (코를 막으며) 야아. 문 열어!
 
초소 문을 열러 가는 성식, 손을 내미는 순간 먼저 문이 열린다. 무심코 돌아본 경필, 굳어버린다. 프리즈 프레임된 성식의 두 눈 클로즈업에 자막 -joint

 

 

 

 

S# 78. T-1 ()

 

문이 열리고 헌병 둘이 들어와 출입구 양쪽에 선다. 뒤따라 들어오는 강 소령과 수혁. 문 앞에 멈춰 서서 실내를 살펴보는 수혁. 옆으로 긴 탁자와 마주 놓인 의자 둘. 대형 TV 모니터와 2대의 캠코더 등이 보인다. 탁자 위에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남북 초소를 재현한 미니어처가 놓였다. 의자에 앉는 수혁의 긴장된 얼굴. 두 명의 헌병이 문을 닫고 경계를 선다. 수혁의 눈으로 보이는 문, 마침내 문이 열리고 리선혜가 들어온다. 그 너머로 서서히 드러나 보이는 경필의 얼굴. 역시 잘 다려 입은 정복과 가슴에 달린 훈장. 소피, 재빨리 수혁과 경필의 눈치를 살핀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는 수혁. 대조적으로 담담한 경필, 성큼성큼 걸어온다.
 
수혁 얼굴 클로즈업-자기도 모르게 입이 벌어지며 :!“을 발음하려 하지만 소리가 되어 나오지는 않는다.
경필 클로즈업-다가오면서 아무도 모르게 살짝 고개를 좌우로 젓는 경필.
 
둘을 번갈아 주목하는 소피의 시선. 둘을 포착하고 있는 캠코더 화면. 각각 2명의 헌병들이 저벅저벅 요란한 발소리를 내며 걸어와, 수혁과 경필 바로 뒤에 부동자세로 선다. 수혁과 경필, 자리에 앉고 소피도 앉는다.
<중략>
경필 : 뭡니까, 이게?
 
참다 못한 리선혜 나선다.
 
: (영문을 모르는 채) 지금 뭐하는 거요?
소피 : 현장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또 한 명의 남한 병삽니다. 지금 혼수상태라서 여기 나올 순 없었죠.
 
그 말에 다시 한 번 충격 받는 경필, 사실이냐고 묻듯이 수혁을 돌아본다. 시선을 떨구는 수혁. 탁자에 올려놓은 두 팔에 얼굴을 묻고 곁눈질로 미니어처를 바라본다. 한 구석에 따로 누운 여분의 병사 인형 하나. 강 소령도 끼어든다.
 
: 여긴 소령님 추리를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에요!
 
탁자를 꽝! 내려치는 수혁의 절규가 울려 퍼진다.
 
수혁 : 다 때려치워!!!
 
실내의 모든 사람들, 주목한다. 천천히 고개를 드는 수혁, 얼굴이 온통 눈물로 얼룩졌다. 주시하는 소피. 무언가 말을 꺼내려는 듯 입을 벌리는 순간, 긴장하는 경필의 눈동자 클로즈업.
 
경필 : (우레 같은 고함) 이 간내 새끼!!!
 
앉은 채 의자를 뒤로 물리면서 한 발을 들어 탁자를 세게 밀어 차는 경필. 역시 앉은 채로 가슴을 움켜쥐고 뒤로 자빠지는 수혁. 벌떡 일어선 경필. 쓰러진 탁자를 넘어 몸을 날린다. 뒤에 섰던 경무 둘이 덤벼들어 경필을 붙드는 동안, 수혁 뒤의 헌병들은 권총을 뽑아 든다. 북측 출입구 앞을 지키던 경무들도 덩달아 총을 빼 겨눈다. 소피, 가운데로 뛰어들어 양측 병사들에게 소리친다.
 
소피 : 안 돼! 쏘지 마!!!

 

 

 

 

S# 79. 팔각정 ()

 

팔각정에서 본 판문각 근처 부감(카메가라 인물의 시선보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촬영) 전경-대질 심문을 받고 나온 수혁, 경필 일행이 회담장 앞에서 각각 차를 타고 현장을 떠난다. 카메라, 후진하면서 팔각정 내부로 초점 이동하면 보타의 손이 쑥 들어와 서류 봉투를 내민다. 소피, 받아들면서 궁금한 표정으로 돌아보면, 관측경을 들여다보는 보타.
 
소피 : (영어) (봉투를 받아들고) 뭐죠?
 
보타, 대답 대신 관측경을 들여다본다.
 
보타 : (영어) 한국이 처음이랬지?
 
보타의 관측경으로, 판문각 앞에서 쌍안경을 들고 이쪽을 관찰하는 북한 군인이 보인다.
 
보타 : (영어) (목소리) 그래 아버지나라가 마음에 들던가?
 
판문각 쪽에서 북한 군인의 쌍안경 시점으로, 사진을 보고 있는 소피의 모습이 잡힌다. 보타의 설명 사이사이, 한국전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생활과 좌우 투쟁, 종전 후 공산 포로 북송, 반공 포로 석방 및 제3국행 포로의 출발과 도착 장면들이 사진과 기록 영화 화면으로 편집된다.
 
보타 : (영어) (목소리) 한국전 당시 거제도에는 인민군 포로 수용소가 있었지. 그 속에서 공산주의자와 반공주의자, 두 무리 간엔 처참한 살육이 계속됐어. 종전되고 그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졌다. 남으로의 귀순이냐, 북으로의 귀환이냐.. 17만 포로 중 76명은 둘 다를 거부했어. 그들 중 지금도 행방이 묘연한 사람이 있네. 바로... 자네 아버지 장연우 같은 사람이지.
 
소피, 놀란 얼굴에 손을 든 다른 사진을 내려다보는데, 거제 포로 수용소에서 포로들, 결박당한 채 쪼그리고 앉아 있다. 그중 동그라미가 처진 사람 얼굴로 줌인.
 
보타 : (영어) 표 장군이 매우 잽싸게 움직였더군. 국방부, 외무부, 인도, 아르헨티나, 스위스 대사관..
며칠 사이 정보란 정보는 다 모았어. 표 장군으로선 전 인민군 장교의 딸인 자네에게 사건을 맡길 수
없었겠지.
소피 : (영어) (흥분해서) 3일이면 돼요! 곧 이 병장의 자백을 받아낼 수 있다구요!
보타 : (고개를 가로 저으며) ... 자백? 무리하게 남 일병을 투신으로까지 몰아세운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넨 해고 감이야. 알아? (남성식이 거명되자 고개를 떨구는 소피. 보타의 시점으로 보이는 판문점
전경)... 자넨 판문점을 몰라. 여긴 진실을 감춤으로써 평화가 유지되는 곳이다. 저들이 원하는 건,
각자의 주장을 끝없이 되풀이하다가 이 사건이 흐지부지되는 거야.
 
소피 : (냉소적으로) 그렇게 흐지부지하려고 유명무실한 중감위에 수사를 맡겼구요?
보타 : 3국행 포로들이 가장 가기 원했던 나라는 스위스와 스웨덴이었어. 하지만 거절당했지. 당시 이미
한반도에 중감위를 구성해 들어와 있던 이 두 중립국이 말이야. 76인을 떠올릴 때마다
난 우리의 휴머니즘을 다시 생각하곤 하지.
 
씁쓸한 표정으로 비행기 티켓을 내미는 보타, 티켓을 받아드는 무표정한 소피의 얼굴. 팔각정 지붕의 기와를 때리는 빗줄기.기와 끝으로 빗물이 흘러내린다. 난간에 기대서서 남쪽을 바라보는 보타. 그의 뒤로 나선 계단을 내려가는 소피, 회담장을 향해 걸어간다. 기다리고 있던 페르손이 우산을 건네준다.
 

 

 

 

 

S# 81 소피의 숙소 ()

 

 
침대에 가방을 올려놓고 짐을 싸는 소피. 사진 액자를 가방에 넣으려다 말고 들여다본다. 어린 시절 소피와 스위스인 엄마 사진. 액자 뒤를 열어 가족사진을 꺼낸다. 접힌 부분을 피자 숨겨진 아버지의 모습이 온전히 나타난다. 물끄러미 사진을 바라보는 소피.

 

 

 

 

S# 82. 수사본부()

 

사진을 바라보고 앉은 소피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 문이 열리고 헌병들과 함께 들어오는 수혁, 목발을 짚었다. 페르손, 헌병을 내보낸다.
 
소피 : (돌아보지도 않고, 영어로 현병에게) Turn it off.
(헌병 나가자 수혁을 돌아보며) 오라고 해서 미안해요. 몸도 불편한데.
 
영문을 모르고 불려 온 수혁이 가만히 지켜보는 가운데, 탁자에 놓인 서류 봉투를 집어 들고 출입구 앞으로 가는 소피, 과녁의 다트를 뽑아 든 다음 서류 한 장을 꽂아 고정시킨다. 소피 내일 자정을 기해 나를 제이에스에이 근무에서 해제한다는 명령서예요.
 
수혁 : (목소리) 들었습니다, 아버지 얘기.
 
소피를 보는 수혁.
 
소피 : 그래, 내가 인민군 장교의 딸이란 얘길 듣고 기분이 어떻던가요?
수혁 : (주저 없이)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조금 당황한 듯한 소피를 응시하는 수혁. 소피는 그 눈길을 피한다.
 
소피 : 난 아직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 병장은 깨끗하네요. (당황하는 수혁) 이 병장이 오 중사보다 힘이
센가 보지요? (분위기를 바꿔) , 진짜 재미난 쇼는 이제부터예요. 잘 봐요. (놀라는 수혁의 얼굴)
수정 씨를 만나자마자 전에 본 적 있는 얼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내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우진이 그려 놓은 수정의 초상화) 정우진이 그린 초상화예요.
그리고 이건 (당황하는 수혁) 정우진의 시신에서 나온 사진이에요.
 
충격받은 표정의 수혁.
 
소피 : ‘사라진 탄환이 남 일병의 알리바이를 깨는 증거였다면...... (수혁의 얼굴) ‘사라진 얼굴은 네 병사가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다는 걸 뜻하는 증거죠.
 
외면하고 걸어가는 수혁.
 
수혁 : (목소리) 그래서요?
 
노란색과 빨간색 디스켓 두 개를 꺼내 보이는 소피.
 
소피 :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수사 보고서예요. 내가 뭘 제출하느냐는 이 병장한테 달렸어요. 진실을 말해 준다면 난 후임자한테 어떤 증거나 추리도 제공하지 않겠어요.
수혁 : 협박입니까?
소피 : 거래죠.
수혁 : 영창을 가든 훈장을 받든 전 관심 없습니다.
그렇다면 진실의 대가로 소령님이 저한테 해 줄 수 있는 게 뭡니까?
소피 : 이 병장이 끝까지 보호하려고 하는 사람......, 오경필의 안전이에요.
 
고개를 홱 돌려 소피를 쏘아보는 수혁. 지지 않고 마주 노려보는 소피. 잠시 침묵. 눈싸움 끝에 고개 숙이는 수혁. 다시 천천히 고개를 든다.

 

 

 

 

S# 84. 북측 초소 수혁, 경필의 회상()

 

최 상위(북한군 간부) 어깨 너머로 보이는 성식. 카세트 앞 서류를 뒤지다가 고개를 돌려 기겁하는 우진. 무심코 돌아보다 놀라는 경필의 경악한 표정. 우진의 어깨 너머로, 실내로 한 발을 이미 내딛은 채 얼어붙은 최 상위와 나머지 세 병사의 모습이 보인다. 최 상위, 총을 뽑는다. 겁에 질린 성식이 놀라 얼굴이 하얘지며 무너지듯 주저앉으면 보이는 수혁, 역시 어느새 총을 뽑아 들고 겨누고 있다. 실내로 들어서는 최, 자기 우측으로 게걸음 치면서 움직인다. 수혁도 최에게 접근함과 동시에 자기 우측으로 옆걸음. 경필, 둘의 가운데로 와서 선다.
 
경필 : 조장님! 진정하십시오. 제가 다 설명...
 
최 상위 왼손을 들어 권총을 두 손으로 움켜쥔다.
 
최 상위 : (말을 끊으며) 닥치라우!
경필 : 총 거두시라니까요! 수혁이 너두!
 
말없이 겨누고 있는 수혁. 그 뒤로 성식이 숨는다. 최 상위, 바닥을 흘낏 내려다보면 바닥에 널린 술과 안주들. 시선 들어 경필을 보는 최 상위.
 
최 상위 : 이 새끼, 보초 세워 노니까 적군하구 노닥거려? 어서 이 새끼들 체포해!
 
최 상위, 오른 손등으로 경필을 강타하자 코피가 흐른다.
 
경필 : 얘들 지금 월북하겠다고 상의하러 온 거예요. 제가 다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최 상위 : (우진을 돌아보며) 명령이다. 이 새끼들은 적이야. 빨리 무장 해제시켜!
(최 상위를 보는 우진) 쐬버려!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경필을 돌아보는 우진.
 
경필 : (싸늘하게) 내가 책임진다... 하지 마.
 
최 상위 : 너 이 새끼 완전히 미쳤구나?
(우진에게) 지금이라도 내 말 들으면 이제까지 반역 행위는 없던 걸루 해 준다. , 어서!
우진 : (경필에게 기어들어 가는 소리로) 중사님, 죄송합니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총을 뽑아 들고 수혁을 겨누는 우진. 경악하는 수혁과 성식. 안도의 한숨을 쉬는 최 상위, 체념하는 경필.
 
경필 :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 수혁아, 총 내려놔라. 이제 어쩔 수 없다.
경필 : 내가 잘 말해 줄 테니까... 자진 월북한 걸루 하구 북에서 살자, ?
최 상위 : (조금 물러서는 태도로) 먼저 총 내리면 얘기해 보자.
수혁 : (버티며) 저 새끼 말 못 믿는 거 형이 더 잘 알잖아? 형두 그랬잖아.
공 세울려구 혈안이 된 놈이라구. 우리 부대서두 그런 놈 많이 봤어.
우리 둘 다 죽여 놓구, 잠입한 놈들 사살했다구 구라칠 게 뻔해.
경필 : 내가 있잖아. 내가 책임지구 너희 살려 준다. 이 형 못 믿니?
(시선 돌려) 성식아, 넌 믿지? 니가 말 좀 해 봐.
성식 : (덜덜 떨며 수혁에게 귀엣말로) ... 저거... 다 짜구 하는 거 아닐까요?
우진 : (총 쥔 손을 덜덜 떨면서 애원하듯) 수혁이 형, 중사님이 지뢰 끊어 준 거 기억하죠?
제발 총 내려요. 무서워 죽겠어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