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문학 교과서 - 사과를 먹으며 (함민복) 내용 정리

창비 문학 교과서의 2단원 '문학의 이해'에 수록된 작품 중에는 함민복 작가의 '사과를 먹으며'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교과서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교과서의 단원과 '사과를 먹으며'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볼게요.

 

2단원 '문학의 이해'에서는  <문학 작품의 내용과 형식의 긴밀한 연관성과 문학 작품을 둘러싼 여러 맥락을 이해하고, 문학의 수용과 생산 과정에서 다양한 문학 활동을 즐기며 그 결과를 자유롭게 소통>한다는 목표가 설정되어 있는 만큼,

 

'사과를 먹으며'의  내용과 형식이 어떻게 긴밀하게 연관되어 이루어짐을 이해한 다음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사과를 먹으며'는 사과를 먹는 일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생명의 순환 원리를 이야기 하고 있는, 참신한 발상과 철학적 인식이 돋보이는 이 작품인데요, 

이런 참신한 발상과 창의적인 표현을 드러내기 위해, 형식적 요소들이 어떻게 활용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교과서의 작품을 바르게 이해하고 감상하는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1. 작가 소개

작가인 함민복 (1962~ )  시인은,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을 발표하며 등단하였습니다.  함민복 시인은, 초기에는 도시 문명 및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주제로 한 시들을 창작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대상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작품들을 창작하고 있습니다. 함민복 시인의 저서로는 『우울氏의 一日』,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등의 시집과 『눈물은 왜 짠가』, 『미안한 마음』 등의 산문집이 있습니다.

 

 

2. 내용 정리

갈래	현대시, 자유시, 서정시
성격	사색적, 성찰적, 역설적
주제	사과를 먹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생명 순환의 원리
특징	-일상적 경험에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작가의 개성적 인식이 드러남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 통해 운율 형성하고 시상의 통일성을 부여 -시어 및 시행을 의도적으로 배치해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 - 시상이 확대 (구체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되면서 점층적 의미의 확장이 이루어짐

 

 

 

3. 작품의 짜임

1~2행	사과를 먹는 행위
3~9행	사과가 열리기까지 함께한 자연물
10~12행	사과가 열리기까지의 인간의 노력
13~19행	자연 순환 과정을 통해 열린 사과
20~24행	생명의 순환 원리에 대한 역설적 인식

 

 

 

 

4. 맥락 읽기

 

◀ 이 작품에서 운율을 형성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

 

◀ '햇살', '장맛비', '소슬바람', '눈송이'를 먹는다는 말의 뜻은 무엇일까요?

-'햇살', '장맛비', '소슬바람', '눈송이'는 봄부터 겨울까지 사과가 자라는 동안 함께[한 자연물들로,

계절의 순환을 거쳐 사과가 열림을 의미

 

◀ '가꾼 사람의 땀방울', '연구한 식물학자의 지식'을 먹는다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요?

- 사과 한 알에는 열매를 맺기까지 힘쓴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는 의미

 

◀ '흙으로 빚어진 사과를 먹'고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요?

- 자연의 일부인 흙에서 자라난 사과를 사람이 먹고 그 사람이 죽어 흙으로 돌아감으로써 사과 또한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생명의 순환 원리를 표현

 

◀ '흙'에서 '지구의 중력', '우주'로의 확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사과를 존재하게 한 것들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보여 주는 것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

 

 

 

 

5. 작품 원문

 

사과를 먹는다   -함민복-

 

사과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일부를 먹는다 
사과꽃에 눈부시던 햇살을 먹는다
사과를 더 푸르게 하던 장맛비를 먹는다 
사과를 흔들던 소슬바람을 먹는다 
사과나무를 감싸던 눈송이를 먹는다 
사과 위를 지나던 벌레의 기억을 먹는다 
사과나무에서 울던 새소리를 먹는다
사과나무 잎새를 먹는다
사과를 가꾼 사람의 땀방울을 먹는다
사과를 연구한 식물학자의 지식을 먹는다 
사과나무 집 딸이 바라보던 하늘을 먹는다 
사과에 수액을 공급하던 사과나무 가지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세월, 사과나무 나이테를 먹는다 
사과를 지탱해 온 사과나무 뿌리를 먹는다 
사과의 씨앗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자양분 흙을 먹는다
사과나무의 흙을 붙잡고 있는 지구의 중력을 먹는다
사과나무가 존재할 수 있게 한 우주를 먹는다 
흙으로 빚어진 사과를 먹는다
흙에서 멀리 도망쳐 보려다 
흙으로 돌아가고 마는 
사과를 먹는다
사과가 나를 먹는다

 

 

 

 

 

 

6. 학습활동

 

◀ 이 작품을 소래 내어 읽어 보고 다음 활동을 해 봅시다.  (1) 이 작품에서 주된 소재로 다루는 경험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 이 작품은 시적 화자가 사과를 먹는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2) 이 작품에 드러난 언어의 특징을 말해 보자.  - '사과  ~을 /를 먹는다'라는 유사한 통사 구조를 반복하여 운율 형성 -'사과'라는 단어를 시행의 첫머리에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나는 듯한 느낌을 줌 ◀ 이 작품의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알아보자. (1) 다음은 이 작품의 전개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빈 칸에 들어갈 표현을 채워보자. ◀ 작가가 이 작품의 20~22행을 들여 쓴 까닭을 추측해 보자. - 시행을 의도적으로 들여 써서 낯설게 보이게 함. 이로써 시적 긴장감 유발하고 있다.  또한 달느 시행들은 모두 '사과'라는 단어로 시작하는데 20~22행만 '흙'이라는 단어로 시작함으로써, 흙에서 자라난 사과를 사람이 먹고 그 사람이 죽어 흙으로 돌아감으로써 사과 또한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자연 순환의 질서를 강조하여 표현하고 있음 ◀ 형식이 내용을 표현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 보자. -'사과를 먹는다'라는 단순한 문장에서 시작해 목적어 '사과를'을 반복, 변형하면서 사과와 관계된 수많은 자연물, 사과를 키우기 위해 애쓴 사람들의 노력 등 사과를 존재하게 한 모든 것으로 사고를 확장함. 또한 이러한 사고의 확장 통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생명은 순환한다는 작가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드려냄 뿐만 아니라  의도적인 들여쓰기 통해 낯설게 시행을 배치함으로써 시적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생명 순환 원리를 강조하고 있음 이처럼 작품에서 문장의 반복과 변형은 사고의 반복과 그에 따른 인식의 확장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깨달음을 강조하는 역할을 함 ◀ 이 작품의 마지막 행에 담긴 의미를 첫 행과 관련성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자. -첫 행의 '사과를 먹는다'를 마지막 행에서 '사과가 나를 먹는다'로 바꿈으로써,  인간과 자연, 생명과 생명이 흙에서 흙으로 순환한다는 인식을 드러냄. 즉 사과를 먹던 인간을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고 흙의 자양분이 되어 사과에게 흡수된다는 순환의 고리를 문장의 주체와 객체가 자리를 바꾸는 변형을 통해 표현된 것이다. 결국 '사과가 나를 먹는다'라는 표현은 자연과 인간의 일체감을 역설적,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