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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탄 무사모양 뿔잔 본문
말 탄 무사모양 뿔잔 – 가야의 문화 속에 ‘힘’을 담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 ‘가야본성-칼과 현’에서는 가야의 유물이 한데 모여, 가야문화를 전시, 해설, 체험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쉽게 접하지 못했던 가야의 유물을 따라가며 가야의 영광, 문화, 생활을 눈에 담아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늠름한 무사가 말을 타고 있는 전시품 하나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전시품은 ‘말 탄 무사모양 뿔잔’이었습니다.
“이 전시품은 꼭 피규어 같아.”
함께 전시를 관람하던 저희 아이도 말 탄 무사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저희 아이는 플라스틱이나 금속 따위로 작게 만들어놓은 피규어를 여러 개 수집해 놓았는데, 눈앞에 있던 무사가 그런 피규어와 닮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이 뿔잔이 가야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피규어였을지도 모르지.”
아이에게 대답을 하며, 저는 유물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말을 탄 무사는 오른쪽에는 창을, 왼쪽에는 방패를 들고 있었고, 갑옷과 투구까지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무사는 무장을 한 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앞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무사는 용맹스럽고 담대한 장수의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가야 사람들은 왜 잔에다가 이런 무사 장식을 만들어 넣었을까요?'
저는 잠시 동안 말 탄 모사모양 뿔잔 앞에 서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가야는 여러 개의 가야가 함께 공존하면서도 삼국으로부터 가야를 지킬 수 있었던 힘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가야 사람들은, 그 힘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피규어 같은 물건은 동경의 대상이 있고, 그 동경의 대상을 간직하고 싶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유물에는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가야는 그들을 지켜낸 ‘힘’을 피규어 같은 물건으로 만들어, 새로운 가치를 탄생시켰습니다. 거추장스럽지 않고 세부 묘사가 자세히 되어 있는 ‘말 탄 무사모양 뿔잔’을 바라보면서, 가야의 문화 속에 담긴 ‘힘’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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