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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네 집
100m 다이빙해서 알아낸 역사 본문
다음은 학생 작품으로,
일제 강점기 가슴 아팠던 강제 동원과 관련된 기록을 본 뒤의 느낌을 적어놓은 것입니다.
-100m 다이빙해서 알아낸 역사-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늦어졌다. 나는 책장에 가지런히 놓인 새 교과서를 쳐다보다가 말고, 그중 한 권을 꺼내 들었다. 그건 중학교 역사부도였다.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읽어나가야 할지를 몰라 아무렇게나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역사 부도에 실려 있는 유물과 유적의 사진, 그에 대한 설명에 점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일제강점기’에 해당하는 부분에 이르렀다.
‘아니, 이럴 수가!’
나는 놀라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거기에서 ‘학도 지원병’, ‘일본군 위안부’, ‘징병제’, ‘징용제’와 같이 강제동원과 관련된 사진과 글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그 시절 우리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역사부도 속의 자료 사진과 글은 달랑 몇 개뿐이었다. 나는 답답했다. 마치 벼랑 끝에서 100m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기분과도 같았다. 바다 100m 아래에는 무언가 거대한 것이 있어도, 너무 깊어서 그게 제대로 보이지가 않는다.
나는 몹시 궁금해서, 여기저기에서 ‘강제동원’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국가기록원에서 ‘강제동원’과 관련된 글, 사진, 영상 자료를 찾게 되었다.
내 눈에 제일 먼저 띈 것은, ‘북해도 고락가’였다. ‘북해도 고락가’의 작가는 강삼술 할아버지이셨다. 할아버지께서는 1942년 북해도의 미쓰비시오유바리 탄광으로 강제노동되었는데, 할아버지는 그 당시의 있었던 일과 느낌을 노래와 같은 글로 남기셨다. ‘북해도 고락가’를 읽으면서 젊은 할아버지의 모습이 내 앞에 그려지는 듯했는데, 그건 할아버지의 글이 자세하고 생생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이었다.
가족들이 있던 고향을 떠나 일본 탄광으로 간 강삼술 할아버지. 새벽 다섯 시 삼십 분부터 일이 시작되면 할아버지는 허리도 펴지 못하는 좁고 낮은 탄광으로 들어가셨다. 일 분도 못 쉬고 일을 하다가 하늘에 별이 뜬 다음에야 일을 마쳤다던 할아버지. 일본 탄광에서 지내던 할아버지의 모습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나는 글을 읽는 내내 움찔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는, 코끝이 찡해졌다.
<수만길 땅속에서 주야간을 모르고서 이와같이 고생인고 남모르게 나는눈물 억수많이 울었다오.>
마지막 문장 속에 담긴 할아버지의 마음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서였을까? 나는 또 다른 강삼술 할아버지를 찾기 위해, 강제동원의 기록을 찾아보았다.
그 다음으로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일제 강제동원 이름을 기억하라’라는 책이었다. 그 책 속에는 일제강점기 시대에 징용을 다섯 번이나 다녀온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한 번도 아니고 어떻게 다섯 번씩이나 징용을 다녀올 수가 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읽다 보니, 나는 단숨에 책을 다 읽어버렸다.
주인공 할아버지는 일제가 전쟁을 시작하면서부터 징용을 가게 되었는데, 그때 할아버지의 나이가 열네 살이었다. 지금의 나보다도 어린 나이에 군산 보국대로 끌려가 비행장을 닦았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내 몸에 소름이 돋았다.
강제동원은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는 것이었는데, 안 가겠다고 하면 폭언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자신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이 고통을 당했다고 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강제동원을 거부하면 배급 수첩을 빼앗아가는데, 그 당시 배급 수첩이 없으면 양말 한 짝도 살 수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14살이던 할아버지는 김제 비행장, 정읍의 발전소 굴을 파는 공사, 강계 수력발전소 공사를 거쳐 마침내 일본 규수에 징병에까지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일제 강제동원 이름을 기억하라’ 책을 읽은 후, 나는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또 다른 기록들을 찾아보았다. ‘사진으로 보는 강제동원 이야기’, ‘기와사키 탄광 노무자 강제연행 동원 과정 증빙자료’ 등을 보면서,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역사와 마주했다.
사진, 글, 영상 등의 기록들을 하나씩 살펴보던 나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어낸 기록들을 보면서 한없이 슬프고, 몹시 화가 났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다시는 이와같이 끔찍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런 사실을 증명해줄 수 있는 기록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예전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알았을까?
나는 강제동원의 자료들을 통해, 새삼 기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기록은 기록 안에 수많은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았다. 기록은 그것을 통해서 역사를 제대로 마주 보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를 알려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바다 100m 속이 너무 깊어 그 안이 안 보일 때가 있다. 기록은 100m 깊은 바닷속을 직접 다이빙해서 그 안에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아무리 슬프고 아픈 역사라도 그것의 기록을 제대로 보존할 때,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싹틔울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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