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 정신과 가치가 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한류 문화가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노래, 드라마, 영화 등의 문화 콘텐츠에 열광하고 있던 것이다.

나는 그 실체를 확인해보고 싶어서 다른 나라의 신문 기사, 방송, sns 등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한류 문화가 해외에서 크게 유행한다는 걸 간접적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다른 나라의 각종 매체에는 우리나라의 드라마,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있었다.

그런데 그와 같은 현상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외국인들이 우리 문화 콘텐츠의 겉모습만 보고 열광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들이 진정으로 감동 받고 있던 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낸 노래, 영화,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였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를 본 외국인들은, 주인공들이 나라를 위하는 뜨거운 마음에 감탄했다. 유생, 아녀자, 노비, 백정이든 상관없이 저마다 나라의 주권을 찾으려는 인물들의 뜨거운 마음. 그 마음에 외국인들의 가슴도 뜨거워지는 걸 보면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영화와 드라마에 전반적으로 나타나 있는 부모님과 자식 간의 관계에도 외국인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시는 부모님과 그런 부모님의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식. 부모에 대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정신이 드러나는 부분에서 외국인들이 감명을 크게 받는다는 게 놀라웠다. 자식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부모님께서 병이 들자, 주인공이 부모님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콘텐츠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외국인도 있었다. 또 한국 드라마를 본 뒤부터 부모님께 매일 전화를 드리게 되었다는 외국인도 생겨났다.

우리 콘텐츠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족들의 식사 장면 역시 외국인들에게는 경탄의 대상이었다. 웃어른께서 수저를 드신 다음에야 아랫사람이 수저를 드는 것, 어른 앞에서는 잔을 똑바로 들고 마시지 않는 것 등을 보고 외국인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외국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우리나라 배우들이 관객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할 때마다, 관객들은 감동했다. 우리나라의 ‘예’를 접한 외국인들은 마치 숭고한 무언가를 본 것처럼 반응했다.

나는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콘텐츠에 반영되어 있는 우리 전통의 가치를 높이 사고 있다는 걸 직접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우리와 생각하고 느끼는 게 다른 외국인들은 우리 전통의 정신에는 관심이 없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우리 문화 콘텐츠에 반영된 우리 전통의 가치에 공감할 수가 있었던 걸까?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본질적인 마음이 있다. 그런 마음의 씨앗은 원래부터 지니고 이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은혜를 입은 사람에게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처럼. 작은 생명체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문화 콘텐츠에 반영된 전통의 가치를 보면서, 외국인들도 공감을 할 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