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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 헌화가, 깔끔 정리 본문
우리의 시가 문학은 시대마다 뚜렷한 특징이 있어서, 형태만 보아도 대번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향가’에 속하는 작품들도 표기법이나 형식만 보아도, 대번 ‘향가’인지 쉽게 알아낼 수가 있답니다.
01 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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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향가의 표기
향가는 신라시대의 우리말 표기법이었던 향찰로 표기가 되어 있답니다. 향찰은 한자의 음과 훈을 빌어 국어 문장 전체를 적은 것이지요. 한자의 음과 훈이 섞여 있다 보니, 향찰을 얼핏 보아서는 해석이 잘 안 되지요. 마치 퍼즐을 맞추듯 한자의 음과 훈을 요리 조리 조합을 해나가야 해석이 가능한 게 바로, 향찰이니까요.
하지만 염려하지 마세요. 선대 학자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 우리는 향가 문학을 감상하기 위해 향찰을 해독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냥 잘 번역된 해석본만 읽으면 된답니다.
2) 향가가 지어진 시기
향가는 통일 삼국 이후 고려 초기까지 지어진 걸로 추정됩니다.
3) 향가의 형식
처음에는 향가는 민요형이었던 4구체였어요. 그러다가 8구체(4구체에서 10구체로 넘어가는 과정의 과도기 형태)로, 마지막엔 10구체의 가장 정제된 형식의 향가가 완성되었답니다.
10구체 향가는 의미상 세 단락으로 구분되는데 마지막 단락의 첫머리는 감탄사로 시작됩니다. 또한 10구체 향가는 격조높고 세련된 서정시로 되어 있답니다.
4) 향가의 작가 및 내용
향가의 작가로는 승려, 화랑 등 대부분 귀족이었으며, 내용은 불교적 색채가 짙은 작품이 많습니다.
현존하는 향가는 모두 25수인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향가 중에서도 4구체 향가인 헌화가를 살펴볼게요.
02 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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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화가 원문>
紫 布 岩 乎 邊 希
執 音 乎 手 母 牛 放 敎 遣
吾 肸 不 喩 慚 肸 伊 賜 等
花 肸 折 叱 可 獻 乎 理 音 如
헌화가를 향찰로 된 원문으로 보면, 뭐가 뭔지 내용을 파악할 수가 없으니,
다음 현대어 풀이를 보시고 내용을 이해하시면 됩니다.
<현대어 풀이>
자줏빛 바위 끝에(제4구 꽃으로 연결-즉 바위 끝에 꽃이 있어요.)
(부인께서) 암소 잡은 (나의) 손을 놓게 하시고
나를 부끄러워하시지 않으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겠습니다.
다른 향가 작품과 마찬가지로, 헌화가도 배경설화를 알고 있어야 작품을 이해할 수 있으니,
헌화가의 배경설화를 소개해야겠죠?
일단 헌화가에는 수로부인과 늙은이가 등장하는데, 수로부인은 절세미인으로 소문난 순정공의 아내였어요. 수로부인은 어찌나 미모가 빼어나던지 깊은 산, 큰 못을 지날 때마다 여러 번 납치를 당하곤 했던 인물이랍니다.
아무튼,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해요.
어느 날 순정공이 자신의 아내인 수로부인과 함께 강릉 태수로 부임하는 길이었습니다. 잠시 바닷가에 머물러 점심을 먹으려고 하던 수로부인은, 너무도 아름다운 철쭉꽃을 발견했습니다. 수로부인은 꽃이 너무도 탐이 나서 손에 넣고 싶었지만, 철쭉꽃이 피어있던 곳은 높이가 천 길이나 되는 벼랑 끝이었습니다.
수로부인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합니다.
“꽃을 꺾어다 바칠 사람이 누구인고?”
그러자 종들은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사람의 발자취가 다다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꽃이 너무 위험한 곳에 달려 있어서 그 누구도 수로 부인에게 꽃을 꺾어주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던 그때!
누군가가 수로부인 앞에 나타납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소를 몰고 가던 늙은이였습니다. 늙은이는 아무도 올라가지 못했던 벼랑 끝을 올라가 꽃을 꺾은 후 수로부인에게 바쳤다고 하네요.
이와 같은 배경설화를 가진 ‘헌화가’는 4구체 형식의 짧은 향가로, 개인의 창작시라기보다는 민요가 정착되었다고 보기도 해요. 이런 헌화가는 신라인의 소박하면서도 보편적인 정서를 보여주는 작품이지만, 수로부인과 노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는 작품이지요.
헌화가에 등장하는 수로부인을 인간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무당으로 해석하기도 하고요~
헌화가를 부른 노인도 단순한 인간이 아닌 신적인 존재로 해석하기도 한답니다.
지금까지 4구체 향가인 ‘헌화가’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어지는 포스팅에서는 ‘헌화가’에 이어, 또 다른 향가 작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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