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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 속 우리 할아버지께 드리는 글

별뜨락 2020. 4. 21. 22:26

다음 글은 '효'를 주제로 한 초등학생의 글입니다.





어제는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엄마는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드셨다.

아버님을 위해 만드는 음식이니까 정성껏 만들어야지.”

아빠는 엄마가 만든 음식을 그릇에 담아 커다란 상 앞에 놓으셨다.

과일은 앞에다가 놓고, 나물은 그 뒤에다가 놓으면 되겠구나!”

나는 부모님께서 상을 차리는 걸 보니까 마음이 마구 들떠 있었다.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

며 음식을 집어먹기도 하고, 동생과 함께 상 앞에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런 우리를 보면서 아빠께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너희들도 할아버지를 위해 집안 정리를 좀 해볼래?”

나는 아빠의 말을 듣자마자 입이 삐죽 나와 버렸다. 사실 나는 우리 할아버지 얼굴을 모른

. 또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할아버지를 위해 준비를 하더라도, 할아버지는 진짜로 우리 앞

에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런데 할아버지를 위해 뭔가를 해보라니……. 나는 내키지가 않았다.

그래서 억지로 몇 가지만 정리를 해놓고, 방 안에 들어가 버렸다.

, 이제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릴 시간이구나!” 아빠의 말씀을 듣고, 우리 가족은 상 앞에

모였다.

오늘은 22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란다.”

아빠는 나란히 서있는 나와 동생을 보셨다. 잠시 후 아빠는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읽어 드렸

. 갑자기 아빠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나는 고개를 올려 아빠를 힐끔 쳐다보았다. 편지를 읽

는 아빠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런 아빠를 보니까 괜히 나도 짠한 마음이 들었다.

편지를 다 읽은 다음, 아빠는 우리를 찬찬히 쳐다보셨다.

얘들아, 할아버지는 아빠의 아빠야. 할아버지가 계셨기에 아빠와 너희가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 거지.”

아빠는 잠시 창문 너머를 바라보셨다. 그런 다음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다.

아마 할아버지가 이 세상에 계셨다면, 너희를 엄청 예뻐해 주셨을 거야.”

그러면서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건, 부모님과 조상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되새기기 위해서라

고 하셨다. 또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나라도 사랑하고

이웃도 사랑할 수 있는 거라고 하셨다.

아빠의 말씀을 듣고 나니까, 나도 모르게 고개가 숙여졌다. 어쩐지 할아버지에게 미안한 마

음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할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인자하게 웃으시는 할아버지의 눈,

우뚝한 할아버지의 코, 길쭉한 할아버지의 입…….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자, 정말로

할아버지가 내 마음 속에서 살아계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 아빠가 학교에 다닐 때 돌아가

셔서, 내가 한 번도 못 본 할아버지가 나를 향해 웃어주시는 것 같았다.

, 할아버지!’

그러자 내 눈가에도 촉촉하게 눈물이 맺혔다. 조금 전 할아버지께 편지를 읽어주시던 아빠의

눈에 눈물이 맺혔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내 마음속에는 벌써 우리 할아버

지가 들어와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속에 있는 할아버지께 속삭였다.

할아버지! 저 할아버지의 손자 민이이에요.’

그리고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잠시 창문 너머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다음부터는 할아버지를 만나는 날, 마음과 정성을 들여서 할아버지 만날 준비를

할게요.”

그날 나는, 할아버지와 만나는 시간이 끝난 다음, 아빠와 엄마를 도왔다. 상 위에 놓았던 그

릇을 주방으로 옮기고, 상을 닦았다. 또 상과 병풍 정리하는 것도 도왔다. 그랬더니 내 마음속

에 있는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칭찬하시는 것 같았다.

우리 손자, 민이야! 잘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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