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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님의 침묵, 한용운의 시가 희망이 된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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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님의 침묵, 한용운의 시가 희망이 된다.

별뜨락 2019. 2. 20. 03:53

한용운의 시는, 이별이라는 슬픔의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그것을 희망으로 끌어올립니다.

그렇다면 슬픔을 희망으로 이끌어내는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용운의 인생을 통해, 그의 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만해 한용운은 시인이며 승려이자 독립 운동가였습니다.

1879년에 태어난 한용운은 어린 시절, 서당에서 한학을 배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용운 동학난에 참가를 했다가 절에 숨어들어가게 된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한용운은 불교에 심취했고, 결국 1905년 인제의 백담사에서 승려가 되었습니다.

또한 한용운은 31운동 당시에는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끝까지 변절하지 않고 민족자존심을 지켜낸 인물입니다. 그 뒤로 옥고를 치르면서 항일 독립 운동의 투사로 활약을 했지요.

 

이러한 그의 인생 배경을 알고 나면, 그의 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님의 침묵에 나타난 도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가 있는 것이죠. 한용운 스스로도 시집 님의 침묵서문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 한용운의 시에서 님이란 생명적인 근원, 중생, 조국, 민족, 불타, 애인, 불도 등 다양한 뜻을 지닌 것입니다.

 


이런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한용운 시를 이해하시길 바라며, 한용운의 시를 몇 편(한용운 시모음) 소개합니다

혹시 지금 슬픔에 빠지신 분이 계신가요?

한용운의 시와 함께 지금의 슬픔, 좌절을 딛고 희망을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최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나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음으로 추수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이다.”고 말하얐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야 민적이 없습니다.

민적 없는 자는 인권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정조냐.” 하고 능욕하랴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화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왼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과 황금을 제사 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서릴 때 당신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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