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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네 집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본문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후, 강원도 평창은 문학 기행 코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9월에 가장 가볼 만한 곳은 강원 봉평.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이효석 생가와 소설 속 허생원이 성씨와 지냈던 물레방아가 그대로 남아있다. 하얀 메밀꽃밭의 풍광은 9월 중순 절정이다.” -경향신문 발췌-
이번 포스팅에서는 봉평의 아름다운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효석의 작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 줄거리
허생원의 얼굴은 얼금뱅이(곰보)면서 왼손잡이랍니다. 허생원은 젊은 시절부터 장터를 떠돌며 반 생애를 보낸 사람이지만 숫기가 없어서 여자를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봉평장이 서던 날, 같은 자동뱅이인 조선달을 따라 술집(충주집)으로 갔다가 동이라는 애송이에게 손찌검을 하게 됩니다. 나이도 어린 동이가 충주댁과 농탕을 치는 걸 보고 화가 났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날 밤 허생원, 조선달, 동이는 짝이 되어 장터를 옮깁니다. 봉평에서 대화로 옮기는 밤길을 함께 가게 된 것이죠. 허생원, 조선달, 동이는 각자가 나귀를 몰면서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을 받으며 메밀꽃이 하얗게 핀 산길을 걷게 됩니다.
아, 정말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소설 속의 명장면이라고 할 만한, 아름다운 풍경은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중략)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 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이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 들어간다.”
아무튼 허생원은 이 아름다운 달빛의 분위기에 끌려 젊었을 때 물레방앗간에서 어떤 처녀와 같이 밤을 세운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 처녀와 정분을 맺었던 것도 다 달빛의 정취 때문이었는데, 그러고 나서 처녀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는 자신의 과거를 허생원은 말했던 것입니다.
허생원의 이야기를 다 들은 동이도 출생의 비밀을 실토하게 됩니다. 동이는 제천에서 애비 없는 자식으로 달도 차지 않은 채 태어났다고 했습니다. 또 성장을 한 다음에는 의부의 등쌀에 못 이겨 집을 나왔다고 했습니다.
자, 이쯤 되면 이 둘의 관계가 수상하지 않나요? 같이 밤을 세웠던 처녀가 떠나간 허생원. 그리고 아버지 없이 태어난 동이. 그래도 여기까지는 둘 사이를 엮기에는 단서가 너무 부족해 보이니, 그 다음 대목으로 넘어갑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 고개 너머 개울을 건너던 허생원이 동이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모친이 친정은 원래부터 제천이었던가?”
그러자 동이가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웬걸요. 시원스리 말은 안해주나 봉평이란 것만 들었죠.”
“봉평! 그래 그 아비 성은 무엇이구?”
여기까지의 대화를 보고나니, 둘 사이의 관계에 정말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대체 둘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그런데 이런 대화를 주고받을 때 허생원이 그만 물 속에 풍덩 빠지고 맙니다. 그러자 동이는 허생원을 부축하여 업고 개울을 건넙니다. 동이에게 기댄 허생원은, 동이의 탐탁한 등허리가 뼈에 사무치도록 따스하다고 느낍니다.
그런 다음 허생원은 동이에게 이런 제안을 합니다. 대화 장을 보고 나서 제천으로 함께 가자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동이를 보니 동이도 자기처럼 왼손잡이였습니다!
이제 감이 잡시히나요? 동이는 바로 허생원의 아들이랍니다.
메밀꽃 필 무렵에 나타난 인간과 자연
‘메밀꽃 필 무렵’에서는 허생원, 조선달, 동이, 나귀, 달빛, 메밀꽃이 모두 중요합니다. 인간과 자연이 한데 어울려 동화되는 세계를 작가가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부자지간임이 암시되는 허생원과 동이보다는 오히려 ‘저 꼴에 제법 새끼를’ 얻은 나귀,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달빛,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한’ 메밀꽃이 주된 등장인물처럼 제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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