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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네 집
아기 고래가 만든 지도 본문
다음 글은, 이어도를 주제로 한 학생 수상작으로 원작자의 동의 아래 싣는 글입니다. 글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어렵게 허락을 구했답니다.^^ (교육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해주시고, 표절은 절대 안 됩니다~~~) |
아기 고래가 만든 지도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왔던 아기 고래는 길을 잃었어요. 엄마, 아빠, 형의 뒤를 따라 헤엄을 치던 아기 고래가 산호초에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가족과 떨어지게 된 것이었지요.
겁에 질린 아기 고래는 목이 터져라 가족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엄마! 아빠! 형!”
그러나 엄마, 아빠, 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요. 아기 고래는 가족을 찾아 무작정 여기저기를 헤엄쳐 다녔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 고래는 지치고 불안해졌어요. 이러다가는 금세 날이 어둑어둑해질 것 같았거든요.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어떻게 해야 엄마, 아빠, 형을 만날 수가 있는 거지?’
아기 고래의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어요. 그런데 그때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어요.
“아기 고래야, 길을 잃었니?”
아기 고래는 깜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렸어요. 아무리 둘러보아도 낯선 곳이었고, 누가 목소리를 냈는지도 알 수 없었어요.
“누구세요?”
“아기 고래야, 여기란다.”
아기 고래는 바닷속에 잠겨 있는 커다란 암초에서 소리가 나는 걸 알았어요.
‘맙소사, 봉우리가 4개나 달린 암초가 말을 하다니!’
아기 고래는 지느러미를 조금씩 움직이며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어요.
“아기 고래야, 겁내지 않아도 돼.”
암초의 목소리가 인자하게 들렸어요.
“나는 이어도란다. 예전부터 바다에서 떠도는 이들이 쉬어가던 곳이었지.”
‘이어도’라는 말을 듣고, 아기 고래는 환호성을 질렀어요. 엄마에게 들었던 이어도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기 때문이었어요.
“와! 이어도라고요? 정말 이어도예요?”
엄마는 가끔 아기 고래에게 이어도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었답니다. 바다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나 바다 동물들이 이어도를 만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던 이야기를 말입니다.
아기 고래는 지그시 미소지은 이어도를 보면서 말했어요.
“가족들하고 산책을 가던 중에 길을 잃어버렸어요.”
“이런, 많이 놀라고 슬펐겠구나.”
이어도의 말에 아기 고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왠지 아기 고래는 이어도의 말소리가 엄마의 따뜻한 품처럼 느껴졌어요.
잠시 후 이어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기 고래에게 물어보았어요.
“그런데 아기 고래야, 너희 집은 어디에 있니?”
“우리집은 제주도 아래에 있어요.”
아기 고래의 대답을 들은 이어도의 표정은 무척 밝아졌어요.
“오, 그러니? 그렇다면 너희 집은 여기에서 멀지 않겠구나!”
“정말이에요?”
아기 고래는 꼬리를 휘저으며 이어도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어요.
“그럼. 이래 뵈도 나도 제주도처럼 대한민국에 속하는 영토거든. 그래서 제주도 가는 길을 잘 알지.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제주도로 가는 길을 알려줘 왔는걸?”
“그럼, 우리 엄마가 이어도에 대해 그렇게나 많이 알고 있었던 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아기 고래는 다시 입을 열었어요.
“우리가 같은 대한민국의 바다에 살고 있어서였네요.”
“오, 그렇단다. 하지만 내가 대한민국의 땅이라는 걸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구나. 내가 바닷물 속에 잠겨 있어서 파도가 쳐야만 사람들에게 내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이지. 심지어 나를 대한민국이 아닌 중국의 땅이라고 우기는 사람들도 있단다.”
이어도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어요.
아기 고래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어요. 아기 고래는 사람들이 깊고 깊은 바다 아래에까지 와서 탐험을 하는 걸 본 적도 있었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이어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게 이상해서, 아기 고래는 몇 번이나 고개를 갸우뚱거렸답니다.
그때 갑자기 이어도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아기 고래야! 날이 어둑해지면 바닷길은 영 딴판이 돼. 갈 길이 보이지 않아서, 한참을 돌았는데도 다시 그 자리인 경우가 많단다. 그러니 서둘러 집을 찾아 돌아가야 해. 내가 가는 길을 알려줄 테니, 잘 듣고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렴.”
무지개 산호섬을 지나서 하늘하늘 미역밭을 지나서……. 이어도는 아기 고래에게 집으로 가는 길을 자세히 알려주었어요.
그런데 막상 집을 향해 헤엄쳐 나가려고 하자, 아기 고래는 겁이 덜컥 났어요.
“만약에 집까지 가는 방향을 제대로 못 찾으면 어떻게 하죠?”
아기 고래는 울상이 되었어요.
그러자 갑자기 굵직한 목소리가 바닷물 밖에서 들려오는 거였어요.
“아기 고래야, 걱정하지 마. 내가 너를 도울 수 있어.”
도대체 누구의 목소리였던 걸까요? 알고 보니 그건 해양과학기지였어요. 이어도 암초 위에 여러 개의 튼튼한 기둥을 세워서 만들어진 해양과학기지였던 거예요. 지어진 지 10년도 더 된 해양과학기지에는 최첨단 관측 장비들이 있었어요.
바다 위로 높이 솟은 해양과학기지는 아기 고래를 향해 말했어요.
“아기 고래야. 내가 밝은 불빛을 비추어줄게. 또 네가 들을 수 있는 소리도 보내줄게. 불빛과 소리를 통해 방향을 잡으면 집까지 찾아갈 수 있을 거야.”
아기 고래는 이어도와 해양과학기지를 번갈아 쳐다보았어요. 인자한 이어도와 늠름한 해양과학기지를 보니 아기 고래의 마음 속에서 용기가 솟아났어요.
“모두 고마워요! 이제는 집을 찾아 헤엄쳐 나갈 수 있어요!”
아기 고래는 이어도와 해양과학기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힘차게 꼬리 지느러미를 저었어요.
마침내 아기 고래는 제주도 아래에 있는 집에 돌아갔어요. 집에 가보니 형 고래가 아기 고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형 고래는 집을 찾아 돌아온 아기 고래를 부등켜 안고 기뻐했어요.
“네가 집을 찾아 돌아올지도 몰라서, 나는 집을 지키고 있었어. 엄마, 아빠는 아직도 밖에서 너를 찾고 계시고. 아마 조금 있으면 엄마, 아빠도 집으로 오실 거야.”
아기 고래는 엄마, 아빠를 기다리면서 형 고래에게 이어도와 해양과학기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와, 정말 그런 곳이 있어?”
아기 고래의 말을 듣던 형 고래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습니다.
이야기를 끝낸 아기 고래는 집 한쪽 벽에다가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도에는 아기 고래의 집, 제주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가 또렷하게 남았습니다.
지도를 보면서 아기 고래를 생각했습니다.
“이 지도를 마음속에 새길 거야. 그러면 바다 산책을 나가도 길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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