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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신화, 아는 만큼 재미있다

아름다운 여신, 아르테미스의 분노본색

별뜨락 2019. 1. 9. 22:34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입니다.(지난 번 포스팅에서는 이 쌍둥이 중, 아폴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아프테미스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사냥과 순결을 관장하는 여신입니다. 올림포스의 12신 중 한 명이면서, 아테나, 헤스티아와 함께 3대 처녀 여신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았던 그녀는 처녀의 상징으로 숭배됩니다.

아르테미스는 아폴론과 비슷한 면모를 지니기도 했는데요, 화살을 쏘는 실력이 뛰어나다는 점(은색으로 빛나는 아르테미스의 화살을 무기로 가지고 있음)과 쉽게 이성을 잃고 분노를 표출하는 성격을 지닌 점이 아폴론과 비슷합니다. 그리스로마신화에는 그녀의 무서운 성격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있는데요, 그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르테미스의 첫 번째 모습, 분노본색

아르테미스는 인간에게 벌을 줄 때, 인간을 동물로 바꾸어버리곤 했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화가 나면 무자비하게 인간을 동물로 바꾸는 아르테미스의 모습이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칼리스토는 하급 정령으로 아르테미스에게 순결의 맹세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칼리스토에게 아르테미스의 아버지인 제우스가 다가갑니다. 그러나 순결을 맹세한 칼리스토가 남성에 대해 경계를 하고 있어서, 제우스가 칼리스토에게 접근하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제우스는 이런 칼리스토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여신의 모습으로 변신한 다음, 칼리스토에게 접근을 했습니다. 그 결과 칼리스토는 제우스의 아이 카스를 임신하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을 안 아르테미스는 몹시 화가 나서(쌍둥이 오빠인 아폴론과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칼리스토를 곰의 모습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불행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곰이 된 칼리스토는 자신이 낳은 아들 카스에게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이를 불쌍하게 여긴 제우스는 칼리스토를 하늘에 옮겨와 큰곰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또 어머니를 죽인 아들 카스도 작은곰자리로 만들어 어머니 곰의 옆에서 빛나는 별이 되게 했습니다.

악타이온도 아르테미스 때문에 동물로 변신한 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인물입니다. 뛰어난 사냥꾼이었던 악타이온은 50마리 사냥개를 데리고 숲속에서 사냥을 했습니다. 그때 악타이온은 물에서 수용하고 있던 아르테미스의 알몸을 우연히 목격을 하게 됩니다.

침입자를 목격하게 된 아르테미스는 분노하면서, 악타이온을 사슴의 모습으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그러자 악타이온과 함께 숲으로 왔던 사냥개들이 사슴으로 변한 악타이온에게 달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악타이온은 사냥개들에게서 도망치면서 울부짖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악타이온은 개들에게 습격을 당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이렇듯 아르테미스는 좋게 말하자면 매우 야무지고 강하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쉽게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르테미스의 이러한 면모는 아무래도 순결을 지키려는 마음이 컸기에 발생한 것 같습니다.

  


아르테미스의 두 번째 모습, 다정다감

평상시에는 야무지다 못해 무자비하기까지 한 아르테미스이지만, 그녀에게다 다정다감한 구석은 있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 레토는 헤라의 저주로 인해 극심한 어려움 끝에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쌍둥이를 낳았습니다. 아르테미스는 그토록 고생을 많이 한 어머니를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또 아폴론을 살뜰하게 보살펴주기도 하고, 아버지 제우스에게는 응석을 부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럴 때는 아르테미스가 정감이 넘치고 귀엽기까지 합니다.


  

아르테미스의 세 번째 모습, 사랑꾼

처녀의 상징으로 숭배될 정도로 처녀로 살았던 아르테미스에게도 놀라운 면모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그녀가 한때나마 누군가와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 상대는 포세이돈의 아들인 오리온이었습니다. 오리온은 강인한 힘과 해상을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뛰어난 사냥꾼이었습니다. 용모도 아주 준수하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와 사냥꾼 오리온 사이에는 사냥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군요. 어느 날부터인가 오리온은 무서운 여신이었던 아르테미스에게 대담하게 다가가기 시작했고, 아르테미스도 점점 그런 오리온과 가까워졌습니다.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와 사냥꾼 오리온이 사이가 깊어지기 시작했고, 그 사실은 신들에게도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고 달가워하지 않는 신이 있었는데, 아르테미스의 쌍둥이 아폴론이었습니다. 아폴론은 오리온의 난폭한 성격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리온 때문에 아르테미스의 처녀의 맹세가 깨질 것을 깊이 우려했습니다.

보다 못한 아폴론은 한 가지 계략을 세웠습니다. 아폴론은 아르테미스에게 바다 위의 물체를 쏘는 것에 내기를 건 것입니다. 그런데 바다 위에 물체는 오리온이었고, 오리온은 머리만 물 밖으로 내민 상태에서 아르테미스를 만나러 오는 길이었습니다. 아르테미스는 그게 오리온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활 쏘는 솜씨로 바다 위의 물체를 명중시켰습니다.

명중시킨 물체가 오리온이었다는 것을 안, 아르티메스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그녀는 절규하며 오리온을 다시 살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오리온을 밤하늘의 별자리가 되게 해달라고 아버지인 제우스에게 간청합니다. 그녀를 안타깝게 여긴 제우스는 오리온을 별자리가 되게 하고, 그 뒤로 아르티메스는 가슴 속에 오리온의 빛을 담아 둔 채로 살아갑니다.

이 일로 그녀는 깊은 상처를 입었고, 그 뒤로 로 그녀는 이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다시는 사랑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한편 오리온의 죽음에 관해서는 또 다른 버전이 있는데요, 이것 역시 아폴론의 계획에 의해 오리온이 비극에 이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아폴론은 다프네에게 사랑을 거부당했던 것처럼, 아르테미스도 오리온에게 사랑을 거부당하게 될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아르테미스와 오리온의 사이를 갈라놓고 오리온을 죽이기 위해 큰 전갈을 보냈습니다. 마침내 오리온은 큰 전갈의 독에 의해 죽음에 이르고, 아르테미스와 오리온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아르테미스에게는 가슴 아픈 사랑의 상처가 있었고, 그 상처로 인해 그 누구와도 사랑을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키려는 가치였던, 순결을 거스르는 자에게 불같은 화를 내며 무자비한 모습을 보입니다.

무섭기만 한 아르테미스인 줄 알았는데, 그녀의 상처를 알고 나니, 오히려 그녀에게 연민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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