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네 집

교실에서 다함께 글짓기를 본문

이카네 공부법/초등학교 글짓기 예시 자료

교실에서 다함께 글짓기를

별뜨락 2019. 11. 15. 22:50

다음은 저작권 관련 글짓기 입상작입니다.

저작권 관련 글쓰기를 하는데 참고하시라고 올려봅니다.~^^



1

작년, 늦가을에 진하게 물든 나뭇잎을 바라보며, 글을 적어 내려간 우리반 친구들은 모두 시인이고 수필가였다. 우리들은 담임 선생님께서 나누어주신 원고지 안에다가 우리만의 이야기를 시와 수필로 표현하고 있었다. 추석, 가족, 미래, 통일, 이웃, 졸업 등 다양한 주제가 친구들의 원고지 속에 갖가지 색깔로 새겨져 나갔다.

각자의 원고지 앞에서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조용해진 교실. 그곳에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얘들아, 이제 너희들 졸업도 얼마 안 남았네. 지금 너희들이 쓰는 글이 우리 학교에서 쓰는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구나. 한 번 멋지게 써보렴.”

그러면서 선생님은 우리들이 정성스럽게 쓴 글들을 모아서, 글짓기 대회에 내보내주신다고 했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교실에서는 잠깐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 대회에 나간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정성껏 쓸걸 그랬어.”

나도 마찬가지야. 그냥 아무 거나 대충 쓰고 있었는데 어쩌지?”

잠시 후 어떤 친구들은 다시 글을 쓰겠다며 원고지를 새로 받아가기도 했다. 또 어떤 친구들은 썼던 걸 지우개로 쓱쓱 지우고 급하게 써내려가기도 했다. 갑자기 교실이 허둥지둥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우리들을 보면서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얘들아, 시간은 충분히 줄 테니까 서두르지 않아도 돼. 부담 갖지 말고, 그냥 너희가 평소에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을 진솔하게 써나가면 돼.”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러자 온몸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치 내 손목에다가 뻣뻣한 가죽을 씌워놓은 것처럼 글씨도 잘 안 써졌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 어떻게 글을 연결시켜야할지도 떠오르지가 않았다.

나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교실에서는 한동안 친구들의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서 연필만 꼭 쥐고 있던 친구들의 원고지는 점점 글자들로 채워졌다. 그러면서 친구들의 굳었던 얼굴은 점점 풀어졌고 나중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

마침내 시간이 다 되었다. 우리는 각자의 생각과 느낌이 고스란히 담긴 원고지를 선생님께 드렸다. 글을 낸 다음에는 이런 생각을 했다. 글짓기 대회에 나가게 상을 받게 된다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생각을 집중하고 정성을 들여 만들어낸, 우리의 글이 탄생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고 기뻤기 때문이었다.

 

2

그런데 다음 날 담임 선생님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글짓기 대회에 참가하려던 계획을 접어야겠다고 하셨다.

어제 우리가 쓴 글이 마음이 들지 않아서였나?’

알고 보니 문제는 바로 표절이었다. 친구들이 써 낸 글 중에는 학교 문집에 실린 글과 비슷한 내용이 있다고 했다. 심지어는 몇 글자만 빼놓고 똑같이 쓴 동시도 있다는 것이다. 학교 문집은, 우리 학교 동생들과 친구들이 직접 쓴 글들이 실려 있는 책인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 이미 우리는 학교에서 저작권이 무엇인지를 배웠다. 누군가의 노력과 땀으로 만들어낸 작품은 그 사람이 가진 지적인 재산이라는 것을. 그래서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저작물을 함부로 사용하는 건, 그 사람의 재산을 훔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어쨌든 이젠 저작권 때문에 우리의 작품은 빛을 잃었다. 값지고 보람된 것처럼 보였던 우리의 작품들은 초라하게 누더기가 되어 버렸다. 이런 상태로 있다가 졸업식을 한다면, 우리의 기분은 어떨까?

 

3

기대하지도 않은 일이 일어났다.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기회를 다시 주신 것이다. 우리의 책상 위에는 새로운 원고지가 놓이게 되었고, 우리는 새로운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갔다. 다시 기회를 얻은 나와 친구들은 기쁜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글을 모두 선생님께 갖다 내자, 우리들의 얼굴은 뿌듯함으로 가득 찼다.

며칠 뒤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칭찬을 해주셨다. 우리가 써낸 글들은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이 살아난 훌륭한 글이라고 하셨다.

예쁜 글들을 써낸 너희들이 자랑스러워. 우리 국화반이 최고다!”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글들을 모아 글짓기 대회에 단체로 접수를 했다고 하셨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졸업을 앞두고 있던 어느 겨울날, 선생님은 무언가를 잔뜩 들고 교실에 들어오셨다. 세상에, 그것은 우리반 친구들의 글짓기 상장과 상품이었다. 상장과 상품을 받게 된 우리반 친구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잠시 후 선생님께서는 손수 준비하신 케이크와 과일을 가져오셨다.

선생님은 너무도 열심히 잘 해 낸 국화반 친구들을 칭찬하고 응원합니다!”

우리는 저작권 덕분에 졸업을 앞두고 값진 경험을 했다. 우선 저작권을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게 되면, 우리가 만들어낸 작품들도 소중하게 지킬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저작권 때문에 마지막 학교생활을 망칠 뻔 했던 우리들은, 저작권 덕분에 행복하고 기뻤다.


'이카네 공부법 > 초등학교 글짓기 예시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중일기 독후감  (0) 2019.11.18
축제의 재발견  (0) 2019.11.17
학교에 마음을 넣어두다.  (0) 2019.11.11
내 마음 속의 아프리카  (0) 2019.10.30
우리들의 사랑  (0) 2019.10.17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