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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를 소재로 한 초등학생 글짓기 (내가 만난 신기한 상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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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를 소재로 한 초등학생 글짓기 (내가 만난 신기한 상자)

별뜨락 2021. 10. 27. 22:13
다음 작품은 초등학생이 직접 쓴 글입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자신이 동네에서 겪었던 특별한 경험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한 작품입니다.

 

 

 

우리 동네 **우체국은 장날만 되면 사람들이 북적였다. 장을 보러 나왔다가 우체국에서 택배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서였다. 나도 가끔 장날이 되면 엄마를 따라 우체국을 다녀왔다.

그때 나는 우체국으로 가는 낡고 좁은 길을 엄마와 딱 붙어서 걸었다. 그 길에는 우체국으로 향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외국인분들은 어디에다가 택배를 보내시는 걸까?’

알고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장에서 산 먹거리를 아들, 딸들에게 보냈다. 또 고향을 떠나와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분들은 **장에서 산 옷과 신발 등을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부쳤다.

하지만 코로나가 퍼지면서 장날도 멈췄다. 당연히 우체국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줄어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코로나가 잠시 주춤할 때였다. 나는 학교가 끝나고, 우체국에 잠깐 들렀다. 등기를 보내는 엄마를 따라 우체국으로 가는 길에 멀리서 장이 열린 게 보였다. 오랜만에 열린 **장에는 예전보다 사람들이 훨씬 적었다.

왠지 모든 게 웅크리고 있는 것 같아. 코로나에게 주눅들어 버렸나 봐.’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나는 우체국 문 앞에 와 있었다.

그런데 우체국 문을 연 순간, 내 눈에 새로운 무언가가 보였다. 그건 바로 우체국 한쪽에 놓여있는 무인 우편자동접수기였다. 무인 우편자동접수기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처럼 나이 많은 사람도 이걸 할 수 있을까요?”

마스크를 쓴 할아버지의 말소리가 작게 들렸다. 그 소리를 들은 우체국 직원분은 할아버지께 무인 우편자동접수기 사용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무인 우편자동접수기로 소포를 접수한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씀하셨다.

이거 정말 신기한 상자네!”

할아버지 뒤에 서 있던 외국인 아줌마도 말했다.

이이꺼, 신기한 상자, 어떠어께 하는 거예요

우리말이 서툰 외국인 아줌마의 물음에, 우체국 직원분께서 대답하셨다.

국제우편은 이걸로 안 돼요. 제가 직접 해드릴 테니, 이쪽으로 오세요.”

싫은 내색 한 번 안 하고 열심히 사용법을 알려주시던 우체국 직원분. 그분은 계속해서 할아버지, 할머니, 외국인 분들이 궁금해하는 신기한 상자를 설명해주었다. 그건 직접 소포를 접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따뜻해져서였을까? 왠지 마스크로 가려진 사람들의 웃음이 보이는 것 같았다. 또 그 웃음이 우체국을 넘실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자 코로나로 주눅들었던 사람들의 어깨도 쫙 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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