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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이카네 책추천 (42)
이카네 집
개화기 이후 우리나라에도 신소설이 등장했지만, 그 시절의 소설들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소설들의 내용은 대부분 작가가 의도하는 도덕, 세계관 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계몽적인 것이었습니다. 조선의 3대 천재라고 일컬어지던 춘원 이광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춘원 이광수는 한국 근대 문학사를 개척한 업적을 남겼지만, 그의 문학은 여전히 계몽주의적 성격이 강했습니다.그러나 김동인은 문학의 예술성과 순수성을 자각했습니다. 그럼으로써 본격적인 근대문학의 확립에 기여를 했고, 아마도 이런 점을 기리며 문학계에서는 ‘동인문학사’를 지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예술성은 그의 개별 작품에서 어떻게 구현되었을까요? 김동인의 삶과 작품을 통해, 김동인의 예술 세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동인의 삶190..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으로 시작하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어릴 적 즐겨보던 ‘빨강머리 앤’이라는 애니메이션인데요, 30년이나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이 어린 소녀가 저의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시절 저는,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앉아 빨강머리 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곤 했습니다. 아마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빨강머리 앤’은 어린 시절 추억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발령 받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제 자리에 있던 컴퓨터 바탕 화면에다가 빨강머리 앤 그림을 깔아놓았습니다. 그때부터 지나가던 여자 선생님들은 어린 시절 빨강머리 앤을 소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교무실에 있는 컴퓨터 바탕에는 빨강머리 앤이 점점 늘어나..
김유정의 소설인 봄봄과 동백꽃은 지금으로 따지자면 로코물입니다. 농촌 지역을 배경으로 해서 펼쳐지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과의 로맨스 코미디인 것입니다. 그 안에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말과 행동을 파악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설레임이 가득 차게 됩니다.하지만 ‘김유정의 동백꽃’ 하면, 교과서에 나온 딱딱한 문학 작품이라는 편견으로 제대로 읽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김유정의 동백꽃이 원래 가지고 있는 로코물 같은 재미 포인트를 중심으로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과연 김유정이란 어떤 인물일까요?동백꽃에 대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작가인 김유정에 대해 소개합니다. 나이가 어리신 분일수록 김유정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영화배우 김유정을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그렇습..
황순원의 소나기는 알퐁스 도데의 ‘별’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한편의 서정시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다는 점이 두 작품의 공통점입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도 비슷합니다. 이렇듯 우리들은 저마다의 마음속에 아름다움과 순수함에 대한 로망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나기는 1952년에 지어진 작품으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황순원의 대표작품입니다. 또한 한국 단편소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작품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나기는 작품이 발표된 이후로 지금까지 드라마, 영화, 광고, 노래가 되어 끊임없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산골 마을에 사는 소년입니다. 경기도 양평에는 황순원 소나기마을이 있는데, 작품의 배경을 생생하게 체험해보..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1924년 발표된 이후로, ‘운수 좋은 날’은 반어법의 대명사처럼 사용되었습니다. 제목은 운수 좋은 날이지만, 주인공에게는 운수 좋은 날과는 정 반대의 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운수 나쁜 일은, 결말에 갑자기 생뚱맞게 벌어지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운수 좋은 일만 일어나다가 마지막에 커다란 비극이 들이닥치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소설을 읽게 되면, 초반부터 날씨, 집안의 분위기 등이 뭔가 수상합니다. “새침하게(제법 쌀쌀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오고, 얼다가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다.” 이 대목은 소설의 제일 첫 문장입니다. 이게 만약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잘 되실 것입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제법 쌀쌀한 ..
'우리 과학 문화재의 한길에 서서'는 한국과학사 연구의 선구자이신 전상운 선생님의 자서전이자 연구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로, 전상운 선생님의 생애와 연구에 감동을 받았던 저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글로 남겨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해 말, 드디어 선생님의 전기문 한 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마 제가 쓴 전상운 선생님의 이야기가, 최초의 전상운 전기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각종 인터뷰, 신문 기사 등을 리서치하여 작성한 저의 글은 청소년을 독자로 설정하여 쓴 글이지만, 반드시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전상운 선생님의 이야기로부터 꿈과 도전 정신을 얻고 싶은 분들께 제 글을 소개합니다. (제 창작의 성의와 노력을 생각해주시어, 표절은 삼가해 주세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브라질 작가인 J. M. 바스콘셀로스의 작품입니다. 1968년 출판된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로 알려진 성장소설로, 12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19개국에서 출판되었습니다. 어린이 문학의 고전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은 어린이,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의 가슴 속에도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설입니다. 가난하고 불행한 환경에 놓인 제제가 오렌지 나무에게서 위로 받고 성장해나가는 모습 그 자체가, 그 누구에게든 큰 울림이 되어줍니다. 작가J. M. 바스콘셀로스(1920-1984)는 22세에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바나나 농장의 노동자, 어부 등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 그의 명작,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1968년 출판된 이후로 브라질에서 절판된 적이 없을 정도..
김산하의 야생학교 서평 ‘김산하의 야생학교’는 크게 4가지 장으로 구성되고, 각 장에는 독립된 몇 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그걸 통해 우리가 무심결에 지나치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담론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책 한 권이 별개의 이야기들로 채워진 것처럼 보이는 ‘김산하의 야생학교’입니다. 하지만 책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연을 마주하는 올바른 자세입니다. 자연을 올바르게 마주하려면, 무엇보다도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저자가 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동물들과 같이 땅을 공유하며 동물과 갈등을 겪더라도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을 갖자고 독자들을 설득합니다. 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