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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이카네 책추천 (42)
이카네 집
나는 한때 이방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잊혀지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어서, 한동안 나는 내가 이방인이었다는 걸 망각하고 지냈다. 겹겹이 숨어있던 내 이방인 시절의 기억. ‘영원한 이방인’을 집어 들지 않았다면, 나는 기억의 방문을 꼭꼭 걸어 잠근 채, 좀처럼 빗장을 열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래 전 나는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갔다. 그때 나는 낯선 나라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설레는 가슴이 요동치는 소리를 들으며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일 준비를 했던 게 떠오른다. 출국 직전까지도, 앞으로의 내 삶은 풍요와 기쁨으로 가득 차 있게 될 줄 알았다. 나는 그동안 나의 삶이 속했던 세계에 작별을 고했을 뿐만이 아니라, 내가 내렸던 뿌리를 거두어 새로운 곳에 내리게 할 기대감에 ..
사금파리 한 조각은 2002년 뉴베리상 아동문학분야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뉴베리상은 아동문학계의 퓰리처 상이라고 할 수 있는 상으로, ‘사금파리 한 조각’은 동양인 최초로 뉴베리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작가인 린다 수 박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더블린 대학에서는 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런던대학에서는 영국 근대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한국말, 한국의 전통과 역사와는 무관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엄마가 되면서부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이후로 한국의 것을 소재로 집필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사금파리 한 조각의 인물들목이 : 주인공인 목이는 부모님이 열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이입니다. 삼촌이 줄포에 사는 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후, 강원도 평창은 문학 기행 코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9월에 가장 가볼 만한 곳은 강원 봉평.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이효석 생가와 소설 속 허생원이 성씨와 지냈던 물레방아가 그대로 남아있다. 하얀 메밀꽃밭의 풍광은 9월 중순 절정이다.” -경향신문 발췌- 이번 포스팅에서는 봉평의 아름다운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효석의 작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 줄거리허생원의 얼굴은 얼금뱅이(곰보)면서 왼손잡이랍니다. 허생원은 젊은 시절부터 장터를 떠돌며 반 생애를 보낸 사람이지만 숫기가 없어서 여자를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봉평장이 서던 날, 같은 자동뱅이인 조선달을 따라 술집(충주집)으로 갔다가 동이라는 애송이에게 손찌..
한용운의 시는, 이별이라는 슬픔의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그것을 희망으로 끌어올립니다. 그렇다면 슬픔을 희망으로 이끌어내는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이번 포스팅에서는 한용운의 인생을 통해, 그의 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만해 한용운은 시인이며 승려이자 독립 운동가였습니다. 1879년에 태어난 한용운은 어린 시절, 서당에서 한학을 배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용운 동학난에 참가를 했다가 절에 숨어들어가게 된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한용운은 불교에 심취했고, 결국 1905년 인제의 백담사에서 승려가 되었습니다. 또한 한용운은 3∙1운동 당시에는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끝까지 변절하지 않고 민족자존심을 지켜낸 인물입니다. 그 뒤로 옥고를 치르면서 항일 독립 운동의 투사로 활약을 했지요. 이러한 그..
김소월 시에는 이별과 슬픔의 정서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김소월의 시를 읽고 나면, 가슴 저린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먹먹합니다. 어쩌면 김소월의 시는 그의 삶과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김소월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김소월이 어렸을 때 김소월의 아버지는 일본인에게 구타를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정신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아버지가 있는 집에서, 김소월은 내성적인 아이로 자랐습니다. 그러던 김소월은 오산학교에 입학을 했죠. 오산학교에서 김소월은 스승인 안서 김억을 만났답니다. 김억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유시 ‘봄은 간다.’를 지은 시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오산학교에서 만난 김억과 김소월은 단순한 스승과 제자 관계를 넘어섰습니다. 김억의 아낌 없는 지원으로 김소..
지난 여름, 아이들과 함께 인왕산 둘레길을 가본 적이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가다가 윤동주 문학관을 보았죠.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윤동주 문학관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윤동주 문학관에는 시인이 직접 쓴 원고와 책이 전시 되어 있었습니다. 그것들을 보고 나니 윤동주의 삶과 문학이 제 마음에 새겨지는 것 같더군요. 최근에는 모나미 볼펜 윤동주 에디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그건 일제강점기를 살다 간 젊은 시인의 삶과 작품이, 지금 우리에게도 큰 울림이 주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윤동주의 시를 몇 편 적어봅니다. 이미 배워서 친숙한 시라고 해도, 윤동주의 시는 두고두고 읽을 때마다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윤동주의 시를 읽으면서 윤동주의 고뇌와..
박경리의 ‘토지’는 16권의 대하소설입니다. ‘토지’는 드라마로 제작된 적이 있어서 그 주인공 및 스토리가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동학농민전쟁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는 토지는, 경남 하동의 평사리를 비롯하여 지리산, 진주, 간도, 러시아, 일본에 걸쳐 방대한 장소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완성시키기까지 시간도 26년이 걸렸다는 이 작품은 한국 현대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을 평가받고 있습니다. 토지 줄거리경남 하동 평사리의 대지주 최씨 가문에 계속해서 비극이 일어납니다. 그러다가 최씨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인 최서희만 남습니다. 국권 상실, 봉건 가부장 체제와 신분 질서의 붕괴 등 한국 사회의 변화상이 소설에 녹아있는 토지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씨 집안의 안주인인 윤..
작가 염상섭염상섭은 1897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염상섭은 성장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여러 곳을 전전하는, 고달픈 생활을 했는데, 그것은 염상섭의 항일의지 때문이었습니다. 보통학교 때는 등교 거부를 하면서 반일 학생으로 지목되어 중퇴를 당했고, 중학교 때도 손병희, 최린, 엄주관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아 항일 청년 활동을 했습니다. 그로 인해 중학교 때는 세 번이나 전학을 갔으며, 대학도 중퇴를 해야만 했습니다. 일본 유학 시절에는 한국인들과 규합해서 독립 만세 운동을 주도하다 검거되어 감옥 생활도 했습니다.이렇듯 염상섭은 가난과 비탄 속에서도 현실에 참여하면서 불의에는 단호하게 저항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폭넓은 독서를 하면서 문학가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동아일보 기자 생활을 하다가..